'돌택돌'을 아시나요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1.11.21 09: 08

 ‘말이 씨가 된다’ 말에는 힘이 있다고들 합니다. 야구계에도 유명한 말들이 많습니다. 이제는 하나의 격언으로 자리잡은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같은 것들입니다. 저 말을 가지고 방송사에서 기자들이 따로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저 말은 이제 하나의 격언이자 진리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말을 내뱉으면 씨가 된다는 걸 알았던 걸까요? 2009년 현금트레이드로 넥센을 떠난 이택근 선수를 그리워하며 넥센 팬들은 ‘돌아올 이택근은 돌아온다’ 라는 말을 즐겨 쓰곤 했습니다. 줄여서 ‘돌택돌’이라 표현하기도 했지요. 사실 넥센의 사정상 그가 실제로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를 FA로 영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보상금액과 FA에 걸맞은 연봉대우를 해주어야 할테니까요. 오랜 시간 팀에서 뛰며 차기 리더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던 선수를 잃은 팬들만의 아쉬움의 표현이었을 겁니다.
결과적으로는 이러한 팬들의 간절한 염원 덕분인지 그는 정말로 ‘돌아온 이택근’이 되었습니다. 이택근 선수는 넥센과 4년간 50억원이라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마이너스 옵션도 없이 플러스옵션으로만 구성된 선수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이고 호의적인 계약입니다. 혹자는 ‘오버페이’ 아니냐 라는 의구심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넥센 팬은 “올스타에 선정될 정도로 넥센의 프랜차이즈 스타 중 한 명이었고, 2년간 타의로 팀을 떠나야 했던 선수에게 하는 보상” 이고 동시에 “미래의 주장을 위한 충분한 배려” 라고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말이 씨가 된 케이스는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송신영 선수입니다. 송신영 선수가 넥센에서 LG로 이적도 하기전인 7월 말 한화전에서 박정진 선수와 가볍게 대화를 하다 흘러 나온 내년부터는 나도 한화에서 뛸거라는 말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 말은 기사화되었었는데, 팬들의 ‘성지순례’ 기사가 되고 있습니다. 보상금액은 크지 않으면서 알짜배기 불펜으로 활용도가 높은 송신영 선수가 FA시장에 나오자 가장 먼저 연락을 취한 건 한화였습니다. 송신영 선수는 한화의 ‘감동’을 언급하며 한화와 총액 13억원에 비공개 옵션 계약까지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 말을 했던 7월까지만 해도 송신영 선수가 한화에 갈 가능성은 아마 무척이나 낮았을 겁니다. 하지만 참 신기하게도, 송신영 선수가 내뱉은 말 그대로 실현이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만들어진 곡들 중 ‘말하는대로’ 라는 곡이 있었습니다. 말하는대로 마음 먹은대로 생각한대로 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팬과 선수들이 ‘말하는대로’ 다음 시즌에도 이뤄질까요? 팬들의 간절한 소망은 한번씩 이렇게 이루어져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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