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의 야구장 소유는 수익창출의 도구인가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1.11.21 10: 43

2011년 한국 프로야구는 680만 관중시대를 맞이했지만, 구단들은 여전히 적자 경영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특히 선수들 연봉 못지않게 부담되는 비용으로 ‘야구장 임대료’를 들 수 있는데요.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에게 구장 소유권을 가진 서울시가 내년부터 50억 원 이상의 임대료를 요구한다고 합니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올해 잠실구장 임대료로 각각 38억 원 가량을 지불했습니다.
현재 서울시의회 조례는 구단의 수입이 증가하면 임대료도 인상되게 정해져 있습니다. 올해 680만 관중이 프로야구를 즐겼던 만큼, 두 구단의 입장수입도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수입이 모두 두 구단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아닙니다. 현재 KBO는 경기 당 입장수입을 홈 팀 72%, 원정 팀 28%로 분배하도록 지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구단이 이정도 금액을 임대료로 부담하고 있을까요. 잠실구장처럼 2만 명 이상의 관중수용이 가능한 인천 문학구장, 부산 사직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야구장 임대료로 각각 5억 6200만원, 10억 800만원을 지불했습니다. 관중수용 1만 명 내외의 구장을 사용하는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 등의 구단들은 1억 원대 임대료를 지불했습니다. 민간 위탁 지원금을 받아 임대료 부담이 없는 한화 이글스를 제외, 모든 구단들이 적지 않은 임대료를 부담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LG와 두산은 가장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조례에 따른 결정이라 하겠지만, LG와 두산은 물론, 두 구단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50억 원대 야구장 임대료는 두렵게 다가옵니다. 구단의 부담이 심해지면 이를 충당하기 위해 잠실구장 입장료 상승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소유권을 가진 지자체들이 야구장 임대를 수익창출의 도구라고 생각한다면 부디 지금부터라도 다시 기억해줬으면 합니다. 본래 야구장은 시민들의 여가생활을 위한 공공재 성격으로 지어진 시설이라는 것을.
/이민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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