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을 파헤쳐가는 과정 속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하는 이른바 ‘수사물’이 킬러 콘텐츠로 급부상 하고 있다.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수사’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잇따라 등장, 큰 인기를 얻는 상황이다.
현재 가장 핫한 반응을 이끌고 있는 작품은 OCN 오리지널 TV드라마 ‘뱀파이어 검사’다. 지난달 16일 첫 방송된 ‘뱀파이어 검사’는 6주간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오르는 등 진기록 행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인기의 비결에는 매회 파격적인 소재와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첫 화부터 ‘도가니 닮은 꼴’ 스토리로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여고괴담’, ‘발바리 사건’, ‘톱 배우 살인사건’에 이어 지난 7화의 ‘허경영 신드롬 패러디’에 이르기까지 미국 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탄탄한 스토리로 호평 받고 있다.
특히 뱀파이어인 검사가 사이코메트리적인 능력을 통해 죽은 자의 피를 맛보면 피해자의 눈으로 죽기 직전 마지막 상황을 본다는 이번 드라마만의 특별한 설정은 기존 수사드라마에서는 보지 못했던 판타지적 요소까지 선사하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는 평. 단서조차 찾기 힘든 강력 범죄를 해결하는 스릴 넘치는 수사 과정과 부조리한 사회에 내리는 통렬한 심판이 진한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달 18일 전파를 탄 ‘특수사건전담반 TEN(이하 TEN)’도 인기몰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1화 ‘테이프 살인사건’ 편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 평균시청률 1.8%, 1분단위 순간 최고시청률 2.3%를 기록하며 케이블TV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방송 된 후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실시간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됐으며, 뜨거운 관심 속에 극찬과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1화에서는 2004년 발생한 광주 여대생 테이프 사건을 모티브로 충격적인 범죄사건을 그려 눈길을 끌었다. 얼굴에 테이프가 칭칭 감긴 채 자신의 집에서 발견된 20대 여성의 시체에 비상대책위원회가 열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수사 지휘를 맡게 된 에이스 형사 출신이자 경찰교육원 교수로 재임 중인 여지훈 형사(주상욱)와 각기 다른 곳에서 자살사건과 실종사건을 각각 수사하던 백도식 형사(김상호), 남예리 형사(조안)가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 흥미로운 구성으로 참신함을 더했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세 가지 사건이 ‘테이프 살인사건’과 얽히고설켜 있었으며 그 중심엔 엄청난 반전이 담겨 있어 보는 내내 긴장감을 안고 지켜보던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선사,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이 같은 ‘수사물’ 흥행세는 영화에까지 이어질 전망. 24일 개봉을 앞둔 ‘특수본’을 통해서다. ‘특수본’은 동료경찰이 살해된 후 구성된 특별수사본부 멤버들이 숨겨진 범죄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펼치는 액션 수사극. ‘수사반장’, ‘공공의 적’, ‘살인의 추억’ 등을 이을 작품으로 각광 받는 가운데 실제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경찰 비리 사건을 정면으로 다뤄 주목 받고 있다.
무엇보다 극중 중요한 소재가 되는 ‘경찰 비리’가 영화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있어 실재감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캐릭터의 형사들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서로를 의심하다 믿고, 다시 의심하는 등 다양한 드라마와 관계가 펼쳐지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CSI’ 시리즈, ‘본즈’ 등과 같은 미국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수사물이 한국 방송가 및 영화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지금 이 시점에서 한국형 수사물들은 더욱 밀도 있는 이야기와 실감 나는 영상미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기존 미국 드라마를 따라잡을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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