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스타가 친정에 돌아왔지만 타구단들이 보는 눈은 곱지 않다.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20일 외야수 이택근(31)과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16억원, 연봉 7억원 등 44억원을 보장하고, 마이너스 옵션 없이 플러스 옵션으로 매년 1억5000만원씩 4년간 6억원을 책정, 총액 50억원에 FA계약을 체결하였다.
팀 창단 후 첫 FA 계약이자 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 최고액, 전체 연봉 공동 1위(2011년 기준) 등 유례없는 거액 계약이라는 점에서 이번 FA는 올 시즌 스토브리그의 가장 뜨거운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택근 영입 후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가 직접 나서 "이택근을 보내야 했던 2년을 보상해주고 싶었다"며 초대형 계약의 배경을 밝혔지만 야구계는 그것이 끝이 아닐 것이라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택근 영입에 대한 순수성을 밝히려면 의문점부터 스스로 하나씩 풀어야 하는 넥센이다.
무엇보다 이택근을 데려온 넥센이 이전까지 보여온 모습은 자금력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수 차례의 현금성 트레이드로 이택근, 장원삼, 고원준 등 팀의 핵심 전력이 떠났다.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하지 않는 넥센의 특성상 재정 문제는 창단 초기부터 문제가 돼 왔다.
그랬던 넥센이 FA 계약을 맺었다. 올해 50억 원을 다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준비를 하고 이택근을 데려왔다는 것은 넥센에도 장전할 탄알이 있다는 의미. 그러나 넥센의 올해 총 연봉은 32억 5500만원에 그쳤다. 그만큼이나 넥센을 보는 시장의 눈은 의심이 가득하다.
이택근을 다시 다른 구단에 팔 것이다 혹은 보상선수 제도를 통해 사실상 거물급 트레이드를 한다, 나아가 팀 전력을 키워서 아예 팀 전체를 매각할 것이다 등의 괴이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런 악소문은 구단 이미지 뿐만 아니라 선수 사기에도 좋지 않다.
넥센이 가장 먼저 의혹을 해소해야 할 구체적인 부분은 보상 선수다. 보상 선수는 이번주 KBO 총재의 FA 계약 승인이 나는 대로 정해진다. 넥센은 보호 선수 20명 명단을 통해 이택근 영입이 더 큰 '거래'를 위한 카드가 아니었음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어느 선수나 다른 팀으로 가게 되면 전력에 차질이 있겠지만 납득할 만한 선에서 보호선수가 구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의 발언을 보면 이택근의 '귀환'에 어느 정도 진심이 담겨져 있는 듯 하다. 그는 이택근 영입 후 "2년전 어쩔 수 없이 팀을 떠나야 했던 이택근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다. 보내고 나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FA가 정말 순수한 의미에서의 영입이라는 점이 밝혀지면 넥센 구단의 이미지는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혹시라도 이택근 영입이 '최종 목적'이 아닌 '중간 수단'이라면 넥센은 '선수 파는 구단'의 이미지를 당분간은 탈피하기 어렵다. 이제 넥센의 이택근 영입 자체보다 추후 행보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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