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 호황', 선수 대이동의 원인은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1.22 16: 34

선수들의 대이동.
올해 FA 시장이 어느해보다 활기가 넘친다. FA 신청선수가 역대 최고인 17명에 달했고 19일까지였던 원 소속팀과의 우선협상 결렬 선수만 8명이나 됐다. 유례없이 많은 선수들의 자신들의 경쟁력을 알아보기 위해 시장으로 나온 것이다. 그리고 거물급 선수들의 이적이라는 빅뉴스가 잇달아 터지고 있다.
 ▲ 'LG 엑소더스'… 4명 중 3명 이적

가장 먼저 신호탄을 터뜨린 건 다른 팀도 아닌 넥센 히어로즈였다. 지금까지 선수를 사기보다는 파는 팀으로 더 익숙했던 넥센은 21일 2년 전 떠나보냈던 이택근과 4년 총액 50억 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한 번에 오명을 벗었다. LG 트윈스는 이택근을 트레이드해온지 2년 만에 다시 친정팀에 뺏겼다.
이어 송신영이 같은 날 한화 이글스와 3년 13억 원+알파에 도장을 찍었다. 송신영 또한 넥센에서 LG로 이적한지 두달 만에 팀을 떠났다. 두 선수 모두 "마음이 통하는 구단으로 간다"는 말을 남기고 LG를 떠나면서 팀에 서운함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조인성까지 22일 SK로의 이적을 발표하면서 LG는 4명의 FA 신청 선수 중 이상열(2년 6억 원 재계약)을 제외한 3명을 모두 놓쳤다. LG는 당장 내년 시즌 주전 포수가 없어졌을 뿐 아니라 외야수, 베테랑 불펜 등 여러 포지션에 구멍이 생겼다.
▲ '이해관계 따라'… SK, 롯데의 불펜 교환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해관계를 맞춰간 두 팀은 결국 불펜 투수를 바꿔가진 셈이 됐다. SK가 먼저 해외 FA를 앞둔 정대현을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20일 롯데의 임경완과 3년 총액 11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특급 마무리를 잃은 SK로서는 최상의 선택이었다.
그러자 롯데가 맞불을 놨다. 롯데는 22일 SK의 작은 이승호를 4년 24억 원에 영입했다. 이승호는 당초 해외 FA를 계획했지만 불안정성에 국내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4년 계약이라는 '통큰' 계약으로 이승호를 붙잡았다.
그러나 롯데는 이대호도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어 팀내 FA 신청자 3명 중 2명을 잃었다. 조성환 만이 2년 7억5천만원의 계약으로 팀에 남았다. "팀에서 필요한 선수는 잡아줬어야 한다"며 착잡해했던 양승호 감독은 그나마 이승호 영입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
▲ 활발해진 FA 시장, 왜?
2008년 말 홍성흔이 롯데, 이진영·정성훈이 LG로 이적한 것을 끝으로 지난 2년간 FA 국내 이적이 없었다. 2009년 말에는 김태균과 이범호가 모두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소 4명의 선수만이 FA를 신청했다. 그 이도형과 최영필은 끝내 계약을 맺지 못하며 FA 미아가 되어야 했다. FA 시장도 얼음장처럼 식어버렸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정대현, 이대호, 정재훈, 이택근, 이승호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거물급 선수들이 시장에 나왔다. 이들을 영입하기 위한 타팀들의 움직임이 발빨라지면서 원 소속팀도 자연스럽게 전력 보강에 나서게 됐다. 게다가 몇몇 '빅마켓'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시장에 넥센, 한화 등 하위팀들도 손을 걷어부치고 나서면서 경우의 수가 많아져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마지막으로 FA 선수 영입시 보상기준을 기존 '전년도 연봉 300%+선수 1명' 또는 '전년도 연봉 450%'에서 '전년도 연봉 200%+선수 1명' 또는 '전년도 300%'로 완화된 것도 봇물처럼 쏟아진 이적에 영향을 미쳤다. 보호선수도 18명에서 20명으로 확대돼 적게나마 이적의 부담이 줄었다.
아직도 끝이 아니다. 해외 FA를 노리고 있는 정대현과 이대호를 제외해도 올 시즌 전체 연봉 1위인 김동주(7억 원)라는 큰 '상품'이 남아있다. 김동주 또한 팀에 서운함을 표현하며 이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 올 시즌 FA는 어느 때보다 많은 선수들의 이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물론 전력을 빼앗긴 팀들에게는 아픔과 충격이지만 야구계의 활발한 전력 이동은 다른 선수들이나 팬들에게 신선한 흥밋거리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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