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GQ’는 매년 12월호에 ‘MEN OF THE YEAR’이라 하여 그 해를 기념하는 얼굴을 선정하고 인터뷰를 진행한다.
2011년 GQ는 MEN OF THE YEAR에 아티스트 권부문, 가수 김범수, 야구감독 김성근, 가수 남진, 배우 류승룡, 작가 박상연, 개그맨 박영진, 배우 송중기, 학자 안대회, 개그맨 최효종, 뮤지션 하헌진, 배우 현빈을 선정했다.
▲ 류승룡 ‘뽀로로 밴드를 붙인 마초맨’


류승룡은 과 에서 배우가 그 장면을 어떻게 장악하는가에 대한 완벽한 답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명품조연’같은 말이 시답잖게 느껴질 만큼, 다만 존재감으로 모든 걸 증명하는 배우였다.
그런데 이번 촬영 콘셉트에는 이러한 ‘마초 이미지’에 뜻밖의 귀여운 구석을 가미했다. 류승룡은 강인한 얼굴에 뽀로로밴드를 붙인다든가, 상처 난 몸으로 ‘곰돌이 푸’ 담요 위에 무릎을 꿇는다든가 하면서 또 다른 이미지를 슬쩍 보여줬다. “저도 알고 보면….” 그는 자신은 분명 부드러운 남자라고 거듭 주장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 김성근 ‘해임 이후 첫 번째 인터뷰’

김성근 감독은 명백한 논리로 첨예하고 거침없이 말했다. 물론 SK 구단과 이만수 감독에 대해서도 확실한 생각을 들려줬다. 야구의, 야구에 의한, 야구를 위한 그의 얘기들은 흡사 타들어 가는 뇌관을 연상시켰다.
그것은 분명 야구얘기였지만 야구를 넘어 한 시대의 어른이 세상과 맞서는 법을 드러냈으며, 그는 여전히 세상과 싸우고 있다.
▲ 송중기 ‘스스로 꽃핀 배우 송중기’

의 젊은 ‘이도’를 통해 송중기는 순수한 열정을 불살랐다. 그는 침착했고 용맹했으며, 끝내 아름다운 연기를 보여줬다. 세상의 시선이 그를 ‘꽃미남’이라는 틀에 한정시키려 할 때, 그는 무참히 박차고 나가 스스로 꽃처럼 피었다.
인터뷰에서 송중기는 “내가 선택한 것이 맞나 틀리나 보자, 이것들아”를 속으로 다짐했다며, 유난히 ‘오기’라는 말을 자주 썼다. 여전히 꽃 같은 얼굴이지만 그의 말에는 강철 같은 결심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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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