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 해보고 싶었다."
아쉬움도 컸지만 기대감도 역력했다. 넥센에서 LG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김일경(33)의 전화 목소리는 생각보다 밝았다.
김일경은 22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열린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LG로부터 이름이 불렸다.

이로써 1997년 2차 2라운드(전체 16순위)에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 13년 동안 한 팀에서만 있었던 김일경은 처음으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작년 수행 능력이 뛰어나고 2루 수비가 안정적인 만큼 LG로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40명의 보호선수에서 밀려난 아쉬움보다 기대감이 더 컸다.
김일경은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역량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이 열정을 한 번은 쏟아 붓고 그만두고 싶었다. 마침 LG쪽에서 선택해줘 동기부여가 된다"면서 "섭섭한 마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마지막 불꽃을 피워보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고 밝혔다.
이어 "첫 사회생활 터전을 떠나는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는 김일경은 "어깨가 좋지 않았지만 지난 9월부터 몸을 만들어 이제는 100%에 가까워졌다. 오히려 더 좋아진 느낌"이라면서 "진주 마무리 캠프 중인 코칭스태프에 연락해 기술훈련을 위해서라도 당장 합류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놓은 상태"라고 웃어보였다.
정든 팀을 떠나는데 대해 "많은 고참들이 나갔다. 그런 부분에서 나까지 떠나게 돼 미안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그나마 자의적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라면서도 "구단에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도움주신 것 감사하다. 좋은 모습 못보여 드려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다"고 아쉬움과 고마움을 전했다.
그렇지만 새 팀인 LG에 대해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다지만 매력이 많은 구단"이라면서도 "현대 때부터 한 번도 많은 팬들 앞에서 플레이 하는 것을 꿈꿨다. 한 번쯤은 뛰어보고 싶은 팀이었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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