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처음으로 열린 2차 드래프트 결과 27명의 선수가 새 둥지를 틀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22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9개 구단 단장과 구단 스카우트 등이 참석한 가운데 2차 드래프트가 열렸다.
2차 드래트프는 9구단으로 NC 다이노스가 참여하면서 촉발된 선수 부족 사태의 해결과 기존 8개 구단이 보유하고 있는 유망주들의 이동을 통해 선수들에게는 제 2의 야구 인생을 제공함과 동시에 구단들에게는 흙 속에서 진주를 캐게 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2차 드래프트는 매년 열리는 것이 아니라 격년으로 실시된다. 이미 각 구단은 11일 운영팀장 회의 때 명단 교환을 완료하고 치밀한 전략을 세운 뒤 이날 드래프트에 임했다.

일각에서는 쓸 만한 선수가 나오지 않아 호응이 적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3라운드 이후 5명 추가지명이 가능했던 NC가 7명, 지명권을 포기한 넥센과 3라운드를 건너뛴 롯데를 제외한 6개 구단이 3명씩 모두 지명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비공개로 진행된 드래프트 결과 조평호(넥센)가 전체 1번으로 NC의 지명을 받아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또한 최승환(두산⇒한화), 유재웅(두산⇒SK), 김일경(넥센⇒LG) 등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출장 기회를 얻게 됐다.
▲ "꼭 필요했던 제도 입증됐다"
이번 2차 드래프트를 준비했던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금조 운영팀장은 "예전부터 생각해 왔던 2차 드래프트가 성공적으로 시행됐다"고 자평했다.
정 팀장은 "2차 드래프트가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었던 데는 각 구단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성공 요인을 두 가지로 들었다.
첫 번째는 적극적인 지명권 행사다. 정 팀장은 "우선 각 구단은 자신의 팀에 꼭 필요한 선수를 정확히 파악해 와 순번이 돌아오면 건너뛰지 않고 지명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대다수의 구단들이 굳이 40인 이외의 선수에 3억 원씩이나 들여 지명권을 행사할지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넥센을 제외한 8개 구단은 1차 지명을 통해 필요한 선수를 영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두 번째는 각 구단의 철저한 준비다. 이번 2차 드래프트는 오후 2시부터 시작돼 종료까지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순서가 돌아오면 곧바로 지명을 했다는 의미이며 이는 철저한 준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정 팀장은 "처음엔 지명 내용이 없다면 (2차 드래프트가) 존폐 기로에 놓일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 "그렇지만 구단들이 초기 기대치가 높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준비를 통해 필요한 유망주를 재빠르게 지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팀장은 "꼭 필요했던 제도임이 입증됐다"며 한화로 팀을 옮긴 최승환의 예를 들었다. 그는 "한화 같은 경우는 포수를 뽑겠다고 준비를 하고 있었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최승환이라는 주전급 포수를 얻었다"면서 "최승환은 분명 1군에 등록돼 시즌을 치를 만한 선수다. 즉시 전력감을 얻은 구단이나 출장 기회를 얻은 선수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선수 본인들도 좋은 기회를 얻은 만큼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옮긴 구단에서 최선을 다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 보완점, 드래프트 방식의 다양화
다만 처음 시행되는 2차 드래프트였던 만큼 보완해야 할 점도 보였다. 우선 선수 가치가 천차만별임에도 불구하고 1라운드 지명자에 대해 일괄적으로 3억 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 팀장은 "금전적인 부분은 2년 뒤 있을 다음 2차 드래프트에서 세밀하게 준비 하겠다"고 답변했다.
지명 방식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정 팀장은 "올해는 NC를 포함해 성적 역순으로 돌렸는데 이렇게 되면 필요한 선수가 앞에서 지명되면 기다리던 구단은 지명을 포기할 우려가 있다"면서 "각 구단이 꼭 필요한 선수를 뽑도록 일본 드래프트 지명 방식을 참조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지명 의사를 밝힌 선수가 중복되면 성적 역순이나 혹은 추첨을 통해 지명권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지명된 선수에 대한 동기부여 방법도 지적됐다. 예전에는 자유계약으로 방출된 선수는 영입 의사를 표시한 구단이 복수로 있을 시 선택권이 있었지만 이제는 지명된 구단에서 뛰어야 하며 이를 거부할 시 향후 2년간 선수 등록이 취소된다. 이에 대해 정 팀장은 "구단들이 2차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한 선수가 원 소속팀에 남고 싶어 할 수 있다"며 "그런 선수에 대해서 동기부여 방법을 연구 하겠다"고 밝혔다.
2차 드래프트에 대한 필요성은 확인했다. 남은 것은 KBO의 보완이다. 여기에 새로운 기회를 얻은 선수들의 활약 여부가 '한국형 룰 5'라 불리는 2차 드래프트의 존속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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