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재웅 대신 최승환이었을까.
지난 22일 처음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는 전체 2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9구단 NC 다이노스가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넥센 외야수 조평호를 지명한 뒤 넥센이 지명권을 패스하면서 한화에게 자연스럽게 2순위 지명권이 넘어온 것이다. 한화는 큰 고민하지 않고 망설임 없이 두산 베테랑 포수 최승환(33)을 지명했다.
최승환에 이어 3순위 LG가 넥센 내야수 김일경, 4순위 두산이 롯데 내야수 오장훈, 5순위 KIA가 두산 내야수 이두환, 6순위 롯데가 두산 투수 김성배를 차례로 지명했다. 그리고 SK가 7순위로 두산 외야수 유재웅을 뽑았다. 유재웅은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선수 중 하나였다. SK는 "전체 1순위감으로 생각했는데 우리가 뽑았다"며 예상치 못한 대어에 반색했다.

사실 유재웅에게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팀은 한화였다. 한화는 우익수로 활약한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최진행과 강동우를 제외하면 확실한 붙박이 외야 자원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한 방을 갖춘 외야수 유재웅을 넘긴 건 의외라 할만했다. 하지만 한화는 처음부터 최승환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유재웅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한화 노재덕 단장과 이상군 운영팀장은 지난주 마무리훈련 캠프가 차려진 일본 나가사키에서 한대화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와 2차 드래프트를 놓고 장시간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코칭스태프는 주전 포수 신경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백업 포수를 구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가능성 있는 젊은 포수들이 많지만 당장 성적을 내야하는 내년 시즌을 위해서라면 노련한 백업 포수가 꼭 필요했다.
이상군 팀장은 "주전 포수로 신경현이 있지만 아직 젊은 포수들이 아직 백업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판단 하에 최승환을 선택했다"며 "공격은 둘째치더라도 수비가 좋은 포수다. 우리팀에 젊은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수비 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포수 기근 시대인 만큼 포수는 최대한 많이 모으는 게 좋다.
유재웅에게 큰 관심을 갖지 않은 것도 외야와 타격에 대한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군 팀장은 "유재웅이 타격이 좋은 선수이지만, 우리팀에는 좌타자가 많다. 외야수로는 강동우와 고동진에 군에서 제대한 연경흠도 있다. 또 김태균이 팀에 들어오기 때문에 타격보다는 수비를 보강하는 게 먼저였다"고 밝혔다.
한화는 FA 시장에서 알짜 불펜 송신영을 영입한 데 이어 2차 드래프트에서도 노련한 수비형 포수 최승환을 건졌다.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실속 영입으로 팀의 내실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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