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계백', 전쟁터에 서지 못한 장군의 한계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1.11.23 08: 34

MBC 월화극 ‘계백’이 계백의 장렬한 죽음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7월 25일 첫방송을 시작한 ‘계백’은 어린 계백(이서진)이 신라에 노예로 팔려가 인간병기가 되고, 다시 백제로 돌아와 인간적이고 정의로운 장군의 모습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그 과정에서 의자(조재현), 은고(송지효)와 정치적 뜻을 같이 하는 동지가 되기도 하고, 얽힌 사랑으로 삼각관계가 되는가 하면, 서로 다른 정치적 야망으로 적이 되기도 하는 등 세 사람의 질긴 인연 역시 함께 담겼다.

많은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계백’은 별로 드라마틱하지 못했다. 특히 전장에서 뼈가 굵은 계백이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신은 거의 등장하지 않았고, 인간적인 면모만 강조하려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초반 어설픈 전쟁신으로 시청자들의 호된 질타를 받은 후 그러한 경향은 더욱 짙어졌다. 초반 신라의 노예로 지낼 당시 날고 뛰던 계백은 후에 훌륭한 무사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터에 서 있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계백’의 가장 중요한 신인 황산벌 전투 역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많은 인원을 동원해 공들여 찍은 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간에 쫓겨 많은 부분을 생략한 티가 역력했고, 그러한 상태에서 벌어진 비극, 계백의 죽음 역시 그다지 감동을 주지 못했다.
전쟁에서 가장 빛났을 계백이라는 인물을 그리면서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생략했다는 것은 그를 반밖에 보여주지 못했다는 뜻이 아닐까? 다음에 그려질 계백은 온전한 모습으로 시청자 앞에 서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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