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극 ‘천일의 약속’의 인기가 거세다. 극 중 김래원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사랑하는 여인 수애를 위해 약속된 결혼마저 포기하는 순애보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데뷔 14년 차 배우 김래원은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김수현 작가의 ‘천일의 약속’을 택했다. 그의 작가에 대한 믿음과 작품에 대한 애정이 인터뷰 내내 묻어났다.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하나

“매일 촬영하고 있어서 잘 모르겠다. 오늘도 새벽 5시부터 촬영했다. 쉬는 날이 있으면 대본을 봐야 한다. 대본을 안 보면 연기할 때 힘들다. 여자 주인공 수애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수애의 대사도 많이 외운다.(웃음) 지금까지는 중후반기 되면 여유있게 촬영에 임했는데 이번엔 아니다. 긴장을 못 늦추고 있다.”
'천일의 약속'이 복귀작이라 감회가 남 다를텐데
“좋은 작품을 만난 것 같다. 한마디로 김수현 작가에게 반했다. 작가로서 존경할 만 한 분이다. 주옥같은 대사가 근사하고 멋지다. 너무 서연이 쪽으로 포커스가 가있어서 연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 바람은 욕심내고 열심히 하는 만큼 시청자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김수현 작가가 조언을 많이 해주나
“김수현 작가님이 나에게 여우처럼 연기를 잘한다고 하더라.(웃음) 특별히 연기를 어떻게 하라고는 하지 않는다. 가끔 문자로 힘내라고 건강 잘 챙기라고 한다. 나도 문자로 가벼운 인사나 안부를 묻는다.”
김수현 작가의 대본이 연기하는데 어렵다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좋다. 물론 불편해 하는 배우들도 있다. 나는 그런(김수현 작가의 글)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시적인 말들을 좋아해 그런 표현들을 해석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그래도 가끔 대사가 불편할 때 있다. 나 자신이 어색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군 제대 후 연기에 목 마르다고 했는데
“바로 이 드라마 끝나면 다음 작품 할 예정이다. 군복무 전에는 3년에 평균 두 작품 정도 했다. 이번에는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하고 싶다. 연기를 쉬는 동안 바라보는 시야나 사고가 더 넓어진 것 같다. 만약 예전에 지형(김래원 역)을 연기했으면 단순하게 연기했을 수 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지형의 눈빛과 손짓 발짓까지 표현하다 보니깐 진짜 극 중 우유부단한 인물이 된 것 같다.”
박지형이란 인물은
“극 중 박지형보다 현실에서의 김래원이 더 낫다.(웃음) 향기(정유미 역)에게 가든 서연(수애 역)에게 가든 둘 다 놔버리든 지형이보다는 나 자신이 더 괜찮은 사람일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혼을 하게 되면서부터 점점 아파서 상태가 악화되는 서연을 지키는 지형보다 김래원이 더 낫다는 말은 못 할 것 같다. 나는 지형을 조금 더 냉소적으로 표현했다.”
수애와 연기 호흡은 잘 맞나
“알콩달콩했던 과거 연기 호흡 잘 맞았다. 각자의 감정이 있으니 조금 따로 노는 점도 있다. 호흡이 안 맞기보다는 상황이 많이 다르고 스타일도 좀 다르다. 수애는 ‘연기는 연기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역할에 빠져들어서 연기한다.”
극 중 연기하기 편한 배우는
“수애랑 연기하는 것이 제일 재밌다. 수애는 힘도 있고 깊이도 있다. 수애가 연기를 잘 하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다시 수애랑 연기 해보고 싶다.”
‘천일의 약속’에서 기억나는 장면
“향기에게 ‘그만 만나자’, ‘나 다른 사람 있다’고 말한 신이 제일 힘들기도 했고 잘 한 것 같다. 앞에서 우는 향기보다 내가 더 힘들었다. 가만히 지켜보는 게 그냥 보는 것만이 아니다. 내면으로 연기를 한다. 감독님이 ‘너 왜 연기안하고 가만히 있냐’고 했다.”(웃음)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할 때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봤나
“내가 연기 한 것들 많이 봤다. 그 중 ‘눈사람’이라는 드라마가 좋았다. ‘눈사람’ 촬영 당시 나는 22살이었다. 이때의 멜로 연기가 가끔 ‘천일의 약속’의 연기보다 잘하는 것 같더라.(웃음) 사실 그 당시에는 많이 흉내를 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연기가 안됐다.”
실제로 가슴 아픈 사랑을 해본 적 있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상황을 전부 다 내려 놓으려고 했다. 그 사람 때문에. 일일드라마나 아침드라마나 안정적인 삶을 살수도 있고.
앞으로 어떤 장르의 연기를 하고 싶나
“다양하게 보고 있다. 언제나 나의 히든카드는 코미디다. 항상 숨겨두고 있다. 안 된다 싶으면 한 번 코믹 연기에 도전하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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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