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행' 김강, "강석천·장종훈 코치님께 죄송하고 감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1.23 16: 59

"기대하신 만큼 못 보여드린 게 아쉽다".
거포 유망주 김강(23)에게 23일은 긴 하루였다. 그는 이날 아침 6시 무렵 눈을 떴다. 그리고 7시쯤 광주에서 대전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 대전에는 비가 내렸다. 그리고 대전에서 다시 이천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전 소속팀이 된 한화에 작별 인사를 하고, 새 소속팀이 된 두산에 인사를 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하루 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두산에 지명돼 한화를 떠나게 됐다.
김강은 "팀을 떠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밤새 잠도 제대로 못잤다"며 "그래도 두산은 평소에 친구들이 많은 팀이라 좋아했다. 정든 팀을 떠나게 돼 아쉽지만 그래도 새로운 곳에서 잘 적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두산에는 임태훈 이용찬 등 2006년 쿠바 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함께 한 친구들이 있는 팀이다. 당시 주장이 김강이었다. 이날 임태훈과 이용찬은 서로 김강을 마중하러 나가겠다고 나섰다.

광주일고를 졸업한 뒤 2007년 2차 3번 전체 2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김강은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1루 포지션에 김태균·김태완·장성호 등 내로라하는 대선배들에게 막혀 제대로 된 기회를 얻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프로 5년간 통산 성적은 30경기 타율 2할9푼4리 5타점.
특히 올 시즌이 아쉬웠다. 장성호의 부상 공백으로 시즌초 주전 1루수로 기용됐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5월초 2군에 내려간 뒤 더 이상 1군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5년간 한화에서 많은 분들이 기대해주셨는데 그만큼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 누구를 탓하기보다 내가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이라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김강이 가장 죄송스럽게 생각한 사람은 강석천과 장종훈 두 타격코치였다. 그는 "두 코치님께 정말 많이 배웠다. 많이 신경써 주셨기 때문에 마음 속으로나마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나도 잘해서 누구 덕택에 이렇게 됐다고 말하고 싶었는데…"라며 두 코치에 감사함과 죄송함을 전했다. 그는 이날 대전구장을 찾아 장종훈 코치에게 인사하고, 일본 나가사키에서 마무리훈련 중인 강석천 코치에게도 전화로나마 인사했다. 두 코치는 오히려 "서운하고 미안하다. 가서 잘 하라"며 김강을 감싸안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기회의 문이 열려있는 두산이라면 그의 선수인생에 큰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김강은 "한화에서는 (김)태균이형도 돌아오고, 내후년에는 (김)태완이형도 온다. 두산 코치님들께서도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고, 여기에서 기회가 더 많이 갈테니까 팀에 잘 적응하라고 말씀하셨다.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화 구단에서도 "우리 팀으로서는 아쉽지만 선수 개인에게는 잘 된 일"이라며 건승을 기원했다.
아쉬움 속에 한화를 떠난 김강에게 '기회의 땅' 두산은 제2의 야구 인생을 불태울 터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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