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전문 GK' 김승규, 또 울산 승리 불러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11.23 23: 22

울산의 '서브'골키퍼 김승규가 챔피언십서 두 번째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며 울산을 2012 ACL로 이끌었다.
울산 현대가 수원 삼성을 상대로 올해 첫 승을 올리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과 함께 플레이오프행에 성공했다. 울산은 23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준 플레이오프 수원과 경기에서 1-1로 비겨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다.
이날 경기 특징 중 하나는 대표팀 수문장간의 대결이었다. 수원의 정성룡과 울산의 김영광은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이운재(전남)의 뒤를 이어 대표팀의 굳건한 뒷문을 지키고 있는 정성룡은 6강 PO 부산과 경기서 여러 차례 선방을 펼치면서 수원의 1-0 승리를 지켜냈다.

올 시즌 정성룡은 K리그서 30경기에 출전해 31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1골 정도의 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 김영광도 마찬가지 31경기에 출전해 31실점으로 정성룡과 똑같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표면으로 드러나는 경기력으로는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가지고 경쟁을 벌이는 이날 대결서 둘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정성룡도 최후방 수비진과 함께 유기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영광도 수원의 거센 공격 시 안정적인 키핑 능력을 선보이며 경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둘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전반 21분. 상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이재성이 왼쪽으로 빼준 공을 김신욱이 차넣어 선제골을 기록했다. 당시 정성룡은 수비에 가려 제대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물론 김영광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탄탄한 울산 수비진의 도움을 받아 수원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하지만 울산 김호곤 감독은 경기 전 내놓은 각오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연장까지 간 이날 경기서 잘 막아냈던 김영광 대신 서브 골키퍼인 김승규를 종료 직전 내보낸 것. 승부차기까지 경기가 이어지더라도 김영광을 바꾸지 않겠다던 자신의 말을 뒤집은 것.
1998년 이후 역대 플레이오프에서는 총 7번의 승부차기가 있었다. 그중 챔피언결정전에서는 2번의 승부차기가 진행됐다. 2000년에는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안양이 부천을 승부차기로 꺾고 K리그 챔피언에 올랐다(당시 챔피언결정전은 3전 2선승제 방식).
2004년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수원과 포항이 1, 2차전 모두 게임스코어 0-0으로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돌입, 포항의 마지막 키커인 김병지의 슛을 당시 수원 이운재가 막아내면서 K리그 챔피언에 등극하는 명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2007년 이후 챔피언십에서는 작년을 제외하고 매해 승부차기 경기가 있었다. 총 4회의 승부차기 경기가 진행, 모두 6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부차기가 실시됐다.
정성룡은 지난 2009년 성남 시절에 승부차기에서 인천을 꺾고 승리를 거둔 기억이 있다. 울산의 김승규도 6강 PO에서 승부차기 승리를 거둔 행복한 기억이 있다.
승부차기서 먼저 나선 쪽은 김승규. 그는 수원의 첫 번째 키커인 마토의 킥을 방향은 잡았으니 득점으로 내주고 말았다. 행운이 따른 것은 정성룡. 울산 첫 번째 키커인 설기현은 크로스바를 때리고 말았다. 하지만 수원의 두 번째 키커인 염기훈의 킥이 왼쪽 포스트를 맞고 나갔다.
 
이어 울산은 루시오가 성공했고 수원은 양상민이 하늘로 날려 버렸다. 하지만 울산은 김신욱이 또 성공한 반면 수원의 네 번째 키커 최성환은 실패했고 울산은 고슬기가 마무리하며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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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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