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순위 NC행' 조평호의 특별한 '시작'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1.24 06: 56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아직 실감이 안나요".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조평호(26)의 특별한 이적은 그에게도 놀라움 그 자체였다.
조평호는 지난 22일 열린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2차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NC 다이노스에 지명됐다. 각팀이 보유하고 있는 유망주들의 이동을 통해 선수들에게 제 2의 야구 인생을 열어주고 팀에게는 '흙속의 진주'를 캐게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2차 드래프트의 첫 번째 지명자였다.

그러나 드래프트가 진행되는 동안 조평호는 일본 미야자키현의 넥센 마무리 캠프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오후 3시 훈련이 끝난 뒤 이야기를 전해들었다는 조평호의 목소리는 상기돼 있었다.
그는 "아직 실감이 안난다"고 첫 소감을 표현하더니 곧 "나에게는 이것이 기회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NC는 신생팀이기 때문에 출장 기회가 많을 것이다. 특히 나를 전체 1순위로 지명해주셨다는 것에 감사드린다"고 생각을 정리했다.
올해 창단돼 2012년 2군을 거쳐 2013년부터 1군 무대에 승격되는 NC는 이제 첫 걸음마를 떼는 신생팀이다. 조평호는 2006년 넥센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6년차 선수지만 새로 시작하는 팀에서 다시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조평호는 '새 팀'과의 단어와 숨겨진 인연이 있다. 그는 현대가 해체되고 우여곡절 끝에 '우리 히어로즈'라는 이름으로 재창단하게 된 2008년 4월 1일 개막전에서 대타 끝내기 적시타를 때려내며 새롭게 시작한 팀의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당시 한화 이글스와의 목동 홈 개막전을 가진 히어로즈는 5-5로 팽팽하던 2사 2, 3루에서 전동수 대신 나온 조평호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끝내기 적시타를 때려내며 6-5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007년 퓨처스리그 올스타전 홈런왕 출신이기도 한 조평호는 그러나 그 안타를 끝으로 2008년 1군 14경기에서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2009년 공익근무요원으로 입소했다.
이제 그는 새 팀에서의 특별한 시작을 다시 준비한다.
조평호는 "지난 2년 동안 공익 근무를 하면서 경기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일단 내년에 2군에서 경기 감각을 쌓은 뒤 내후년에 1군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주어진 기회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조평호가 우리 히어로즈의 첫 시작을 끝내기 승리로 이끌었던 것처럼 NC의 첫 경기도 빛나게 할 수 있을까. 현역 선수 중 1순위로 NC에 입단하게 된 그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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