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신기한 일이다. 지구 반대편 호주프로야구 퍼스 히트 브루크 나이트(39)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투수 오승환(29)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23일 저녁 대만 타이중에서 2011아시아시리즈 참가국 감독 합동 기자회견이 있었다. 기자회견이 열린 뒤 삼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는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에 대해서 잘 안다"면서 "그가 올 시즌 47세이브를 거두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퍼스는 어떻게 삼성, 그리고 오승환 정보를 알았나?

일단 나이트 감독의 발언을 통해서 단서를 찾았다. 그는 "삼성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를 통해서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퍼스 코칭스태프 가운데 케빈 후커 코치는 현재 미국프로야구(MLB)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아시아지역 담당 스카우트다. 지난 2009년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외국인 투수 브래드 토마스와 100만 달러 계약을 통해 스카우트에 성공한 주인공이다.
후커는 매년 두세 차례 한국에 방문해 주로 고교야구를 살핀 뒤 시간이 될 때마다 프로야구장도 찾아 한국 선수들을 관찰했다. 여기에 디트로이트는 한국 담당 스카우트까지 고용하고 있어 삼성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얻어냈다.
▲나이트 감독이 밝힌 삼성전 승리 비법은?
나이트 감독은 삼성과 경기에서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합동 기자회견에서는 애써 "아시안시리즈에 참가한 것에 영광으로 생각한다. 호주에게는 배움의 기회다. 다른 팀을 더 알게 되고 경험을 쌓고 싶다"고 자세를 낮추는 듯 보였지만 개인 인터뷰 때는 "첫 경기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삼성을 이기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의 승리 전략 중 하나는 오승환이 마운드에 서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는 "상대팀 마무리투수는 등판하면 이기기 힘들다. 특히 삼성에는 오승환이 있다. 우리가 8회까지 리드를 할 경우 오승환이 등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다"라고 대답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 1승무패 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7을 기록하며 삼성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 블론 세이브가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그가 등판하면 삼성은 승리한다'는 방정식까지 만들었다.
나이트 감독의 말처럼 오승환의 등판 여부는 양팀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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