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무관의 제왕'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수원 삼성은 단순한 '무관'이지 '제왕'은 될 수 없었다.
수원은 지난 23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울산 현대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 준 플레이오프(PO)에서 연장 승부 끝에 1-1로 비겼지만 승부차기에서 패배했다. 이로써 수원은 정규리그 4위로 2011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올 시즌 수원이 들어 올린 우승컵은 하나도 없게 됐다.
사실 수원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트레블'을 노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과 FA컵 결승, K리그 챔피언십에 진출한 수원은 K리그 사상 첫 '트레블'을 꿈꾸는 위치에 있었던 것. 그러나 이제는 일장춘몽에 불과하다. 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알 사드(카타르)에 패배했고 FA컵 결승에서는 성남 일화에 패해 준우승, K리그는 4위로 끝났다. 수원으로서는 뼈 아픈 한 달이었다.

운이 없기도 했다. 알 사드전에서는 상대의 비신사적인 행위로 결정적인 골을 내주며 패배했고, 이 여파로 난투극이 벌어져 주축 스트라이커 스테보가 징계를 받아 K리그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또한 FA컵 결승에서는 선제골을 넣었지만 오심으로 인해 오프사이드로 선언되며 0-1로 패배했다.
그렇지만 핑계가 될 순 없다. 수원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보강을 했다. 정성룡과 오장은, 오범석, 이용래, 마토 등 거물급 선수들을 영입한 것. 게다가 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박현범과 스테보를 영입했다. 선수 자원 만큼은 K리그 16개 구단 중 최고였다.
그럼에도 결과물이 없다. K리그 전체 구단 중 가장 많은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결과물이 없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프로 구단인 만큼 결과가 있어야 투자도 있는 법. 수원 윤성효 감독은 이미 다음 시즌에 대대적인 영입을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로 투자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심지어 감독직도 위태롭게 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과만 없었던 것도 아니다. 내용이 부족했다. 리그 후반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팬들을 기쁘게 했지만 끝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20일 부산 아이파크와 6강 PO에서 이기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홈 서포터스가 "공격하라! 수원!"을 외쳤던 것. 팬들로서는 화려한 선수 라인업을 자랑하는 수원의 공격적인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수원은 잠그기에 바빠서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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