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가장 훈훈한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남은 것은 두 개의 단추를 제대로 끼우는 것이 중요하다. 김진욱 신임감독의 두산 베어스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재취득한 주포 김동주(35)와 남은 외국인 투수 한 명을 결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취득한 세 명의 선수 중 김동주를 제외한 베테랑 외야수 임재철(35. 2년 5억원), 승리 계투 정재훈(31. 4년 28억원)과 계약을 맺었다. 비록 이택근(넥센), 이승호(롯데) 등 염두에 두었던 외부 FA 선수를 영입하는 데는 실패했으나 팀에 공헌했던 선수들에 대해 투자하며 믿음을 비췄다.
또한 올 시즌 15승을 올리며 8개 구단 최고 외국인 선수로 활약한 더스틴 니퍼트(30)와도 재계약을 맺었다. 김승영 사장과 김태룡 단장이 직접 니퍼트의 고향으로 향해 재계약을 향한 성의를 보여줬고 니퍼트 또한 대지진 여파로 인해 불안한 일본 무대보다는 한국 무대를 다시 한 번 택했다.

"한국은 같이 뛰는 동료들도 좋고 팬들의 사랑도 굉장히 뜨거워 매력적인 곳이다. 메이저리그의 오퍼가 오고 일본에서 두산이 준 돈에 두 배 이상의 금액을 제시한다면 모를까. 우선 순위는 두산이다"라고 밝혔던 니퍼트는 일찌감치 재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세이부 감독으로 2004년 일본시리즈 제패 경험을 지닌 이토 쓰토무 전 NHK 해설위원도 두산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이토 수석코치의 경력을 감안하면 투자에 상당한 노력이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남은 것은 중심타자 김동주를 잔류시키는 것과 또 한 명의 외국인 선수를 제대로 선택하는 것이다. 김동주는 1998년 베어스에 입단한 이래 통산 3할1푼 270홈런 1061타점을 올린 동시에 국가대표로서도 맹활약했던 타자다. 다만 높은 연봉(2011시즌 7억원)에 따른 보상부분과 시즌 중 부상이 잦은 편이었다는 점으로 인해 현재 FA 시장에서 유일하게 미계약자로 남아있다.
3루 고민이 큰 한화도 일찌감치 난색을 표했고 이대호의 공백이 사실상 확정적인 롯데 또한 타자를 내부에서 키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잠실 라이벌팀 LG 유니폼을 입는 데 대해서는 선수 본인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아직 가능성이 0이 된 것은 아니지만 현 분위기 상 김동주의 예상 행보가 두산 잔류 쪽으로 흘러가는 것은 사실이다. 두산 측은 "원래 김동주는 계약 협상에 여유를 두고 도장을 찍는 선수였다. 재협상 기간에도 섭섭지 않게 대우하겠다"라고 밝히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 김동주에게 몇 년을 보장해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마무리 투수를 기용하고도 싶다"라는 감독의 이야기도 있던 외국인 투수 부분도 염두에 둬야 한다. 두산은 최근 지난해 14승을 올린 뒤 라쿠텐으로 향한 켈빈 히메네스를 복귀시킬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으나 히메네스는 내년까지 라쿠텐에 묶여있다. 선수는 한국 복귀를 내심 바라고 있으나 에이전트 크리스 판타는 "히메네스는 내년까지 라쿠텐 소속"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히메네스가 올 경우 올 시즌 16승의 김선우와 함께 선발 삼각편대 구축 가능성이 높았으나 이 카드는 결국 버려진 계획이 되었다.
후보군을 압축 중이지만 아직 조금 더 멀리 보고 있는 것이 두산의 입장. 올 시즌 요미우리에서 뛴 강속구 투수 카를로스 토레스를 후보군에서 배제한 두산은 일본 리그 경력자를 살펴보는 중이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요코하마 제한선수가 되었던 전력의 장신(196cm) 좌완 브렌트 리치가 자유계약 방출되었으나 마무리로 뛸 수 있을 지 여부는 미지수다. 리치는 올 시즌 일본에서 8경기 1승 7패 평균자책점 5.95에 그쳤다.
"전임 감독의 야구 색깔에서 크게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완전히 새 판을 짜기보다 온전화 속 극대화를 노린 김 감독의 두산. 남은 두 개의 단추를 얼마나 잘 끼우느냐가 두산 스토브리그와 2012시즌 성적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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