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지명된 내야수 길민세(18)가 일본 마무리 훈련 도중 부상으로 중도 귀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통화를 하기 위해 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구단 홍보팀에서 번호를 받아 전화를 했는데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목소리는 중년 여성. 길민세의 어머니였습니다. 아마 계약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길민세가 신상명세서에 어머니의 번호를 적어놓은 듯 했습니다.
길민세의 어머니는 기자가 길민세와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하자 대뜸 "우리 애가 뭐 했다고 인터뷰까지 하냐"며 어쩔줄 몰라 했습니다. 그녀는 "민세가 너무 아기 같아서 인터뷰를 해도 말도 잘 못할 것"이라고 처음 통화하는 기자에게 아들 걱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아들을 타지에 보내놓은 어머니의 마음은 그런가 봅니다. 길민세 어머니는 "어쩌다 그렇게 아기같이 컸는지 까불거리기만 하고 제대로 하는 게 없다"면서 "좋은 분들이 많은 팀에 갔으니 잘 배워야 할텐데…"라고 끊임없이 아들 걱정 뿐이었습니다.
전화를 끊는 순간까지 기자에게조차 "모자란 아이지만 잘 부탁한다"고 거듭 말하던 길민세의 어머니를 보니 문득 길민세가 어떻게 자랐는지 알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야구 실력보다 튀는 행동으로 더 눈길을 끌었던 길민세지만 끝없이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 덕에 야구를 놓지 않고 프로 지명까지 받은 듯 했습니다.
형편이 맞지 않아 길민세와 직접 통화를 하지는 못했지만 넥센 측에 따르면 길민세는 현재 강진 넥센 2군 훈련장에서 부상 치료와 함께 야수 마무리 훈련을 소화 중이라고 합니다. 이제 첫발을 뗀 신인 길민세가 어머니의 사랑을 바탕으로 프로 무대에서 성숙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 가을노을
넥센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