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시리즈] 삼성, 퍼스전에 긴장해야 하는 이유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11.25 10: 19

결전의 날이 밝았다.
'코리안시리즈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가 25일 오후 1시(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중 야구장에서 개막되는 '2011아시아시리즈'에서 '호주 챔피언' 퍼스 히트와 예선 1차전을 갖는다.
지난 23일 대만 현지에 도착한 삼성은 24일 오전부터 2시간 동안 최종 마무리 훈련을 통해 컨디션 점검을 마쳤다. 삼성은 선발로 일찌감치 '좌완' 장원삼을 예고했고, 호주 역시 '좌완' 대니얼 슈미트로 팀내 1선발 카드를 꺼내들었다.

류중일(48) 삼성 감독을 비롯한 '캡틴' 진갑용(37)은 "이번 대회 목표는 우승"이라며 한국프로팀 최초로 아시아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해 트리플 크라운에 당당한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그러나 1차전 상대인 퍼스 허트의 전력이 객관적인 측면에서 삼성에 비해 떨어지지만 베일 속에 꽁꽁 가려 있어 승리를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즉, 삼성은 퍼스를 상대로 긴장하지 않을 경우 자칫 예선 첫 경기 패배와 예선 탈락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연결될 수 있다.
그렇다면 삼성은 왜 긴장하고 또 긴장해서 경기에 임해야 할까.
▲삼성, 퍼스에 대한 정보가 없다
옛말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100전 100승이라는 말 속에는 얼마만큼 상대를 잘 아느냐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삼성과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다. 호주프로야구는 지난 2010년 재창설되면서 일본, 대만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진다. 지리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어 상대 전력을 분석할 기회도 많이 없다.
이 때문에 삼성 관계자는 "퍼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혹시 알 수 있다면 좀 알아봐 달라"고 기자들에게 부탁할 정도다.
류중일 감독 역시 "무엇보다도 퍼스에 대한 자료가 많이 없어서 경기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브루크 나이트 퍼스 감독은 "우리 팀은 한국, 대만,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이 노출되지 않았다"면서 "이것이 우리 팀에게 상당한 장점이 될 것"이라며 은근히 자신감을 나타냈다.
▲시즌 종료' 삼성 vs '시즌 중 참가한' 퍼스
또 다른 이유는 현재 양팀의 컨디션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은 지난 10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 5차전 승리 후 무려 25일 동안 정식 경기를 하지 않았다. 물론 11월 6일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꾸준하게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했으나 3차례 자체 청백전 가지고는 100%라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다.
류중일 감독 역시 "지난 2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을 했지만 실전 감각에서는 부족함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퍼스는 호주프로야구 리그 도중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해 선수단 모두 컨디션이 매우 좋은 상태다. 특히 퍼스는 올 시즌 11전 전승을 거둘 정도로 무서운 강력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호주리그의 수준 차이와 실력이 낮은 것도 고려할 부분이지만 11경기에서 패가 없다는 것은 분명히 퍼스만의 강점이 있다는 증거다.
나이트 감독 역시 24일 최종 연습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꾸준한 경기를 한다. 투수들이 경험이 있다. 25~27세로 경험이 많다. 마지막으로 팀웍이 좋다. 어렸을 때부터 계속해서 한 팀으로 함께해서 가족과도 같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발진 대거 이탈' 삼성 vs '베스트 멤버' 퍼스
야구는 단체 운동이지만 투타에서 뛰어난 한두 명이 경기를 지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성이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챔피언을 하는데 일등공신은 '에이스' 차우찬이다. 그러나 차우찬을 비롯해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한 윤성환 마저 피로 누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이 뿐이 아니다. 두 외국인투수 더스틴 저마노와 덕 매티스 역시 한국시리즈 종료 후 미국으로 돌아간 상태다. 불펜 핵심 안지만도 빠졌다. 마운드에서 대거 이탈은 삼성의 불펜야구를 보여주는데 어려운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류중일 감독 역시 "추축선수들이 빠져 걱정스럽다"는 뜻을 나타냈다.
반면 호주는 지난해 호주챔피언의 전력에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제임스 맥오웬까지 영입하며 더욱더 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맥오웬은 지난해 아들레이드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시리즈 MVP에 올랐으나 이번 시즌에는 허츠로 옮겼다.
호주 야구 관계자는 "삼성은 강한 팀이다. 그러나 주전 선수들이 많이 빠지지 않았냐"고 반문한 뒤 "반대로 우리는 주전 선수들이 모두 참가했다. 비록 퍼스가 실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삼성 주전 선수들 이탈은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삼성은 어떻게 첫 단추를 꿸 수 있을까. 단순히 한 경기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다.
agassi@osen.co.kr
타이중=지형준 기자 j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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