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내력을 시험하겠다".
KIA의 날쌘돌이 외야수 신종길(29)이 선동렬(48)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미야자키 휴가에서 맹훈을 펼치고 있는 신종길은 마무리 캠프 최대의 성과로 거론되고 있다. 선 감독이 "나의 인내력을 시험하겠다"고 말할 정도이다.
선 감독은 "캠프에서 가장 훈련을 열성적으로 하고 있다. 발이 빠르고 타격과 수비능력도 갖추었다. 내년에는 어떻게든 최대한 기회를 주고 싶다. 나의 인내력을 시험하고 싶은 선수다"고 말했다. 사실상 주전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야수를 담당하고 있는 이순철 수석코치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빠른 발이 최대의 장점이다. 아마도 나이 서른살에 첫 도루왕이 나올 수도 있다. 직구에는 강했지만 변화구에 약했고 타석에서 너무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캠프 실전에서 떨어지는 변화구도 참는 모습을 보고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종길은 광주일고 출신으로 2003년 롯데 지명을 받았지만 만년 기대주였다. 그러나 한화시절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할 정도로 잠재력이 높았다. 그러나 수년 째 팀에 적응하지 못했고 지난 2008시즌을 마치고 KIA로 이적한다.
빠른 발과 폭넓은 수비범위를 갖추고 있었지만 풀타임 주전을 꿰차지 못했다. 적극적인 타격은 좋았으나 변화구에 맥없이 당했다. 주전으로 뛰었지만 백업수비와 대타와 대주자로 기용됐다. 경쟁에 밀리기도 했고 주어진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09년에는 16경기에 뛰어 17타수에 그쳤다. 2010년에는 58경기에 나가 131타수 42안타(.321)를 쳐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시즌에서는 팀내에서 가장 많은 116경기에 출전했고 281타수 62안타(.221)를 기록했다. 홈런도 5개를 터트렸다. 변화구에도 적응하는 등 풀타임 주전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준 한 해였다.
선동렬 감독은 일발장타력만 있는 타자보다는 발빠르고 작전수행 능력을 갖춘 선수들을 선호한다. 신종길은 이런 기준에 가장 적합한 선수이다. 사실상 2012년 SUN의 남자로 낙점 받은 것이다. 신종길은 "감독님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너무 고맙다. 실력으로 입증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내년이면 입단 9년째를 맞은 신종길이 야구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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