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시상식이 쿨해졌다.
몇년 전만 해도 가수들의 눈물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던 가요시상식이 한층 더 경쾌하고 밝아졌다. 지난 24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1 멜론 뮤직어워드에서 호명된 가수들은 웃으며 수상소감을 전했고, 유머를 구사하는 여유까지 있었다.
허각은 특별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다 눈물을 쏟긴 했지만, 신인상 수상 당시에는 "내가 상복이 터졌나보다"며 크게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알앤비/발라드 부문을 수상한 김범수가 "생애 첫 수상"이라고 외치는 순간도 흥겨웠다. 이어 자신의 유행어 "겟 올라잇"까지 외쳤다.

2관왕을 차지한 가수들도 쿨한 반응은 마찬가지. 네티즌 인기상을 수상한 슈퍼주니어의 예성은 "초등학교땐 인기가 없었다"며 웃음을 유도했고, 아티스트상이라는 큰 상을 데뷔 이후 처음 수상한 비스트는 진지하긴 했지만 눈물을 크게 보이진 않았다. 베스트송상을 수상한 아이유는 무대로 올라오다 크게 넘어져, 정작 수상소감에서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직도 눈물 영상이 화제를 모으곤 하는 동방신기, SS501 등 이전 수상 가수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 당시에도 시상식 참석이 곧 수상 확정일만큼 미리 수상 여부를 눈치 챌 수 있었고, 최근에도 당시 못지 않게 가수들이 연습생 시절을 거치며 고생을 하기 때문에 이같은 변화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가요계에서는 세대가 바뀌면서 점차 '쿨'해지는 가수들의 감성과 많이 떨어져버린 시상식의 권위가 맞물려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남은 시상식에서는 감격한 가수의 눈물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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