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2011 KBS 연기대상을 놓고 드라마국의 고민이 깊다. 해마다 각 방송사들은 연말 시상식을 앞두고 내부적인 진통을 겪기 마련이다. 풍작이든 흉작이든 한 해 동안의 농사를 마무리하고 돌아보는 자리, 이런저런 상을 나눠주는 일은 시청자들의 상상 이상으로 고민스런 일이다. 대박 작품이 많으면 많은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나름의 고초가 있다. 특히 KBS는 예년에 비해 드라마 농사가 가뭄이었던 탓에 수상작이나 후보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이견이 없는 '대상 감'을 찾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KBS는 전담팀을 꾸려 연기대상 1차 후보자와 후보 작품을 추려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PD나 고위 관계자등 내부 심사위원은 물론 출입 기자단과 전문가단 등 여러 분야로부터 후보자(작) 채점표를 받고 있다. 미니시리즈와 중편 드라마, 일일이나 주말연속극, 단막극(드라마스페셜) 부문 등에 걸쳐 올 한해 KBS에서 방송된 작품들과 출연진의 리스트를 놓고 채점표를 작성하는 중이다. 이들 중 눈에 띄는 작품은 최고시청률을 기록한 중편드라마 '공주의 남자'와 올 초 방송된 미니시리즈 '드림하이'와 '동안미녀' 정도다. 일일극 부문에선 지난 5월 종영한 일일연속극 '웃어라 동해야'가 독보적인 가운데 얼마 전 종영한 '우리집 여자들'도 눈길을 끈다. 주말극의 경우 '사랑을 믿어요'와 현재 방송 중인 '오작교 형제들' 정도가 강세다.
지난 해의 경우 국민드라마로 군림했던 '제빵왕 김탁구'나 '추노' 등이 영광의 수상자를 많이 배출했다. 지난 얘기지만 2010년 KBS 연기대상 수상자 장혁에게 심사위원단의 몰표가 몰렸다는 귀띔이다. 하지만 올해는 누가 봐도 이견이 없을 수상자(작)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망. 심사위원들의 채점표가 어지러워질까봐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라는 전언이다.

지난 24일 OSEN과 만난 2011 KBS 연기대상 관계자는 "이번에는 특히 대상을 어떤 배우에게 줘야할 지 고민이 많다"며 "시청률 성적으로 따져 '공주의 남자' 박시후나 문채원을 거론하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렇다고 김영철, 이순재 등 중견 배우에게 돌리자니 '주연'이 아니기 때문에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의견들도 있다. 전통적으로 주연 배우에게 대상을 수상했던 전례가 있었기에 이 부분을 과감히 깨뜨리기도 막상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며 어려운 속내를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잘된 작품일수록 함께 고생한 배우나 스태프가 너무 많다"며 "매년 상을 주지 못한 후보들의 눈치를 보는 일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배우들은 후보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초대 연락을 하면 '상을 받으면 가겠다. 그렇지 않으면 불참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기도 해 시상식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곤란한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한편 2011 KBS 연기대상은 오는 12월 31일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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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0 연기대상의 한 장면,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