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경주 인턴기자] 영화 '사물의 비밀'의 이영미 감독이 영화사들도 중소기업처럼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영미 감독은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세종호텔 세종홀에서 개최된 '사물의 비밀', '량강도 아이들' 기자회견에서 "영화사도 중소기업차원으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전에는 영화 한 편이 망하고, 그 제작사가 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팽배했다"며 "하지만 영화 한 편 망하는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제작사는 기업이다. 그리고 소규모 제작사는 중소기업이다"라며 "따라서 영화가 망하고 흥하는 것은 기업의 파산, 존폐문제와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런데 영화를 만들면서 중소 영화 제작사들이나 독립 영화에 대한 지원, 보호장치가 너무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기분이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영화진흥위원회의 표준상영계약서 공고안에 따르면 극장은 최소 1주 동안의 상영을 보장해야 하며 최소 1개의 스크린에서 계약한 영화를 독점상영해야 한다"며 "대형 극장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조기종영한만큼의 연장 상영을 촉구하고 이 문제를 제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협의회를 발족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일 이영미 감독은 언론사 영화 담당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멀티플렉스 극장의 횡포를 고발하고 저예산 독립자본 영화들의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그는 메일에서 "개봉 일주일 전까지 50~100개관에서 영화를 상영키로 배급사와 함께 계획했고 확정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개봉 날 직전 20개도 안 되는 극장수로 그나마 교차상영이 돼버렸다”며 "사전 양해도 없이 상영관을 고스란히 잃어버렸다. 몇 개 안되는 서울 변두리 극장들에서도 포스터만 걸려있다. 독립자본의 상업영화가 설 길은 어디에 있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한편 '사물의 비밀'은 혼외정사에 관한 논문을 준비 중인 마흔 살의 사회학과 교수 혜정(장서희)과 연구보조를 신청한 스무 살 어린 우상(정석원)의 비밀스런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17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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