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한국프로야구와 아시아시리즈는 같은 야구였다. 잘 치고 잘 던지는 것보다 중요한 순간 수비 하나가 승패를 결정지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25일 대만 타이중야구장에서 열린 '2011아시아시리즈' '복병' 호주챔피언 퍼스 히트를 상대로 10-2로 완승을 거두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무엇보다 점수 차이로 보면 손쉬운 경기로 볼 수 있지만 삼성과 퍼스전은 투수력, 타력이 아닌 수비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박석민 연속 호수비로 위기를 넘긴 삼성
삼성은 경기 초반 자칫 기선을 제압당할 수 있었다. 선발 장원삼이 지난 10월 26일 KS 2차전 이후 한달 만에 마운드에서 서면서 컨디션을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상대는 장원삼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장원삼은 1회초 2사 1,2루 위기에서 퍼스 5번타자 맷 케넬리에게 좌측 선상으로 빠질 정도로 날카로운 타구를 맞았다. 그러나 3루수 박석민의 호수비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
박석민이 아웃을 시키지 못하고 좌측 선상을 빠졌다면 어떻게 됐을까. 주자 2명이 모두 충분히 홈에 밟았을 것이기에 최소 2점은 내줬을 것이다. 여기에 장원삼 역시 6회까지 마운드를 안정적으로 지키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박석민은 8회초 무사 만루 위기에서도 또 다시 호수비로 팀의 실점을 막았다. 박석민은 이날 홈런 포함 2안타를 친 앨런 미겔의 3루 강습 타구를 차분히 잡아 홈에 뿌려 '3루수-포수-1루수(5-2-3)'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연출했다.
▲내야 전원 실책에 자멸한 퍼스
삼성이 호수비로 위기를 넘었다면 퍼스는 내야 수비 전원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퍼스는 1회말 1사 후 신명철의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을 미겔 그라함이 실책을 범했다.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퍼스 수비력을 알 수 있었다.

퍼스는 1-0으로 앞선 3회말 1-2로 역전을 허용한 뒤 최형우의 평범한 1루수 앞 땅볼을 1루수 애런 베이커의 실책성 타구 처리에 이어 홈 악송구까지 겹치며 1실점했다.
퍼스는 6회에도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1사 1루에서 강봉규의 평범한 3루수 앞 땅볼을 알렉스 버그가 2루 송구를 서두르다 포구를 하지 못했다. 이 실책은 호투하던 선발 대니얼 슈미트의 교체로 이어졌고, 박한이의 희생플라이 때 실점으로 연결됐다.
퍼스는 7회 무사 1루에서 배영섭의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 때 2루수 마이클 깁슨의 1루 악송구로 병살을 연결시키지 못했다. 다행히 실점은 되지 않았지만 내야수 전원이 실책을 범하며 퍼스 투수들은 동료를 믿지 못하며 공을 던지게 됐다.
"상대를 잘 알지 못하지만 단기전에서는 수비가 중요하다"고 말한 류중일 삼성 감독의 말이 맞았음을 증명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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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지형준 기자 j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