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쯤 국제대회 나가서 호주 국가대표랑 경기할 때 1안타 밖에 못 치고 0-3으로 진 기억이 있다".
삼성 라이온즈와 퍼스 히트의 '2011 아시아시리즈' 개막전이 열린 25일 타이완 타이중구장. 삼성 2루수 신명철(33)은 경기 전 호주와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호주 리그 우승팀과의 승부욕을 불태웠다. 그리고 신명철은 한국 야구의 힘을 유감없이 떨쳤다.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4-2로 앞선 8회말 대거 6득점에 성공하며 퍼스에 10-2로 가볍게 승리하며 결승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놓았다. 8회초 무사 만루를 막아낸 불펜의 힘이 컸지만 8회말 터진 신명철의 만루포가 결정타였다.

신명철은 6-2로 앞선 8회말 2사 만루서 퍼스 세 번째 투수 서폴드와 8구 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풀카운트서 가운데 실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포를 작렬시켰다. 비거리는 110m. 이 타석에서 우측 폴대를 비껴가는 큼지막한 파울홈런을 기록한 뒤 나온 만루포로 절정에 이른 타격감을 뽐냈다.
앞선 타석에서 신명철은 1회말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데 이어 3회말에는 1사 1루서 중전 안타로 공격의 흐름을 이었다. 이때 신명철은 박석민의 우익수 옆 2루타 때 홈을 밟아 이날의 결승 득점을 올렸다. 5회와 7회에는 각각 땅볼과 뜬공으로 물러났다.
신명철은 지난 18일 삼성과 2년간 총액 4억5천만원으로 FA 계약을 마쳤다. 올 시즌 부진으로 기대보다는 낮은 금액이었으나 "내가 있어야 할 팀은 삼성"이라고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그리고 이날 경기서 맹활약을 펼치며 내년 시즌을 부활을 예고했다. 아마시절 국제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던 신명철이 아시아시리즈서 삼성의 첫 패권을 이끌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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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