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외친' 청룡상, 대종상과 뭐가 달랐나?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1.11.26 09: 22

대한민국의 굵직한 두 개의 영화 시상식이 마무리됐다.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라고 자신있게 외친 제 32회 청룡영화상은 제 47회 대종상과 어떻게 달랐을까?
25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배우 김혜수와 이범수의 사회로 열린 제 3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부당거래'는 또 다른 반전을 일으키며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고지전'과 최종병기 활'이 각각 11개, 10개 부문이 노미네이트 되며 최다수상을 노렸고,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킨 '도가니'는 7개 부문에 후보를 올려 다크호스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노른자 상을 가져간 것은 '부당거래'였다. 

'부당거래'는 최우수작품상,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이와 함께 장훈(고지전), 황동혁(도가니) 강형철(써니), 김한민(최종병기 활)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류승완이 감독상을 가져갔다. 영화의 작품성에 대한 최고의 인정인 셈이다.
대종상에서는 '최종병기 활'과 '대종상'이 함께 4관왕을 차지하며 양분했다. '고지전'은 대종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촬영상, 조명상, 기획상 등 4개 부문 트로피를 가져갔으며 '최종병기 활'은 남우주연상, 신인여우상, 음향기술상, 영상기술상 등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영화의 성격에 따라 수상 부문이 뚜렷이 갈리며 작품성-흥행성 두 부문을 고루 잡고 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반해 청룡영화상은 지향점이 뚜렷해 보였다. '부당거래'에게 최고의 영예를 주고, 올해 최고 흥행작 '최종병기 활'에게는 최다수상이라는 기록을 남겨줬다. 반면 '고지전'과 '써니'는 다소 약세였다.
'최종병기 활'은 이날 배우들이 남우주연상(박해일), 남우조연상(류승룡), 신인여우상(문채원) 등 굵직한 상들을 가져갔다. 기술상과 최다관객상까지 5관왕에 올랐다.  
'고지전'은 올해 청룡영화상 후보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은 인기스타상(고수), 촬영상, 미술상에 그쳤다. 올 상반기 최고 흥행작으로 사회 전반에 복고 열풍을 일으킨 '써니'는 8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하나의 상도 가져가지 못했다.
이날 청룡영화상이 대종상과 가장 달랐던 점은 수상소감에 있다. 유난히 수상자들의 '개념 소감'이 눈길을 끈 것. 배우들의 '눈물 소감'도 덜했다.
이날 새 영화 헌팅을 위해 베를린으로 떠난 류승완 감독을은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의 입을 빌어 "세상에 모든 부당거래에 반대한다"라며 "이에 22일 있었던 한미FTA에 반대한다는 말을 꼭 남기고 싶다"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더 열심히 정직하게 부당하지 않게 잘 만들겠다"고 의미있는 수상소감을 남겼다.
'최종병기 활'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류승룡은 "영화에서 만주어로 연기해 상을 기대하지 않았다"며 "역시 청룡영화상의 공정성에 찬사를 보낸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이런 심사를 설마 내년엔 미국사람들이 하지는 않겠죠"라고 FTA를 겨냥한 발언을 해 관심을 모았다. 
또 배우 공유는 영화계에 대한 울림있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영화 '도가니'로 인기스타상을 수상한 후 "많이 아시다시피 군에서 공지영의 원작소설 '도가니'를 접했다. 배우 이전에 사람으로서 책을 읽고 막연한 감정에 휘말렸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며 "'도가니'가 철저하게 외로울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이를 내 오만함이라고 여기게 해준 관객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공통점도 있다. 남녀주연상과 신인상의 명단이 일치했다. 남녀주연상의 박해일(최종병기 활)과 김하늘(블라인드), 신인남우상의 이제훈(파수꾼)과 문채원(최종병기 활)은 모두  대종상에 이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 다음은 제 32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수상작).
▲최우수작품상: 부당거래(류승완)
▲감독상: 류승완(부당거래)
▲남우주연상: 박해일(최종병기 활)
▲여우주연상: 김하늘(블라인드)
▲남우조연상: 류승룡(최종병기 활)
▲여우조연상: 김수미(그대를 사랑합니다)
▲신인남우상: 이제훈(파수꾼)
▲신인여우상: 문채원(최종병기 활)
▲신인감독상: 윤성현(파수꾼)
▲촬영상: 김우형(고지전)
▲조명상: 황순욱(황해)
▲음악상: 모그(도가니)
▲미술상: 류성희(고지전),
▲기술상: 오세영(최종병기 활)
▲각본상: 박훈정(부당거래)
▲청정원 단편영화상 : 양효주 감독(부서진 밤)
▲청정원 인기스타상 : 고수(고지전), 공유(도가니), 최강희(쩨쩨한 로맨스), 김혜수(이층의 악당)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 최종병기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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