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듀오로 PS 간다.
한화 최고참 투수 박정진(35)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가세한다. 동기 송신영이 FA 계약을 통해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다. 올한해 좌완 박정진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 때보다 높았던 한화는 일찌감치 FA 시장에 불펜 투수를 노렸고, 그 적임자로 송신영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한대화 감독은 "송신영의 가세로 박정진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며 반색했다.
박정진도 크게 다르지 않다. 1999년 프로에 함께 입단한 동기 송신영을 오랫동안 지켜봤다. 실제로 지난 7월말 목동 넥센-한화전을 앞두고 송신영이 한화 덕아웃을 찾자 박정진이 "왜 남의 덕아웃에서 어슬렁 거리냐"고 웃으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이에 송신영이 "내년부터 한화에서 뛸 거야. 미리 분위기 파악 좀 하려고"라고 말한 게 현실이 됐다. 박정진도 "우연치 않게 그렇게 됐다"며 껄껄 웃었다.

오랜 기간 멀리서나마 지켜본 송신영은 박정진이 보기에도 매력적인 투수였다. 박정진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매력적인 투수다. 구질도 다양하고, 경험이나 노하우도 많다. 경기를 주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타자를 상대할 때 노련미로 승부할 줄 아는 게 장점"이라며 같은 투수로서 송신영의 매력을 설명했다.
좌완 박정진과 우완 송신영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경기 종반 상대팀들이 공략하기 더욱 까다로울 전망. '광속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박정진-송신영의 'PS' 듀오와 함께 초강력 필승조 구축이 가능하다. 송신영도 "나와 (박)정진이가 바티스타의 앞에서 확실하게 막아주면 된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정진도 "(송)신영이가 우리팀에 오게 됨으로써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체력 안배를 하면서 더 좋은 투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김)태균이도 돌아오기 때문에 내년에는 꼭 성적을 내야 한다. 나도 개인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정말 나가고 싶다. 신영이와 동반 상승 작용으로 뒷문을 잘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박정진은 올해 팀 내 가장 많은 64경기에서 7승6패7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3.24로 분투했다. 2이닝 이상 던진게 19경기나 되며 5경기 연속 던진 적도 있다. 박정진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그래서 한대화 감독과 정민철 투수코치는 늘 그에게 미안함을 갖고 있었고, 시즌 막바지에는 "우리팀 MVP"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시즌후 대전구장 잔류군에 남아 마무리훈련을 하고 있는 박정진은 웨이트와 스트레칭 그리고 가벼운 캐치볼로 몸을 추스르고 있다. 그는 "2012년은 정말 중요한 해다. 몸 관리를 잘해서 내년에는 초반부터 페이스를 올리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동기 송신영의 가세로 PS 듀오를 결성한 박정진이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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