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를 괴롭혀라“, 두산의 마무리 훈련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1.26 08: 13

“훈련 시간 외 개인 시간도 잘 활용하길 바란다. 코치들에게 많은 질문을 하면서 코치들을 괴롭혀 달라”.
선수들이 스스로 기량을 키우기 위해서라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미야자키현 사이토시에서 마무리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의 분위기다.
두산은 지난 16일부터 내달 2일까지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훈련을 치른다. 주전 선수 대다수가 휴식을 취하고 사실상 1.5군 선수들과 군 제대 선수, 신예들이 참여한 이번 마무리 훈련서 ‘키워드’는 코칭스태프 괴롭히기다.

평소 김 감독은 “생각하는 야구를 위한 최고의 훈련은 실전 경기”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팀 내 투수 유망주 중에서 선발 투수감을 찾겠다는 것도 그 일환. 두산은 미야자키서 9일 동안 자체 청백전 3경기와 미야자키 휴가시에서 마무리 훈련 중인 넥센과 한 차례 연습경기를 가졌다.
기량 연마 및 몸 상태 파악을 위한 연습경기들인 만큼 중점을 둔 부분은 승패가 아닌 기량 함양이다. 이 가운데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최대한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을 지켰다.
“몸에 익히는 기술은 반복훈련으로도 향상될 수 있다. 그러나 선수가 스스로 생각하는 야구는 실전 경기를 통해 완성될 수 있다. 연습경기도 하나의 경쟁인 만큼 반드시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 달라”. 권한은 주되 그것이 주전 출장을 위한 권리가 아닌 ‘경쟁 구도 유지’를 위한 일종의 참여권이다.
그와 함께 김 감독은 “훈련 시간 외 개인 시간도 잘 활용하길 바란다. 코치들에게 많은 질문을 하면서 코치들을 괴롭혀 달라”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새롭게 두산 수석코치로 자리한 이토 쓰토무 전 세이부 감독 또한 “일본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선수단에 헌신하겠다. 편하게 질문해 달라”라고 기량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비추는 선수들이 되길 기대했다.
이는 최근 2년 간 두산을 생각하면 의미가 크다. 사실 지난 2년 간 김경문 전 감독과 선수들의 소통은 그리 많지 않았다. 우승에 도전할 만한 기량이 갖춰졌다는 자체적인 판단도 있었던 데다 목표를 향해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통이 줄어들다보니 결국 이는 선수단 전체에 압박감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올 시즌 중 1군 불펜코치로 보직을 옮겼던 김 감독은 그동안 2군 투수코치로도 재직하며 소통 창구가 점점 사라졌던 두산 1군이라는 숲을 봤던 지도자다. 코칭스태프를 괴롭혀달라는 이야기는 다시 말하면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원활한 소통을 바란다”라는 뜻이다.
“나 또한 코칭스태프와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의견을 활발하게 공유하겠다. 선수들에게도 ‘감독실 문은 항상 열려있으니 이야기할 것이 있으면 주저없이 찾아오라’라고 이야기했다”. 소통을 앞세운 ‘김진욱호’는 다음 시즌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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