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대만을 넘어야 한다.
일본 소프트뱅크에게 충격적인 0-9 영봉패를 당한 삼성은 이제 반드시 대만 퉁이를 넘어서야 한다. 소프트뱅크에 5-6으로 패한 퉁이는 호주 퍼스를 연장 10회 접전 끝에 2-1로 꺾으며 삼성과 마찬가지로 1승1패가 됐다. 삼성과 퉁이는 27일 오후 8시 마지막 남은 한 장의 결승전 티켓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만약 연장 12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이번 아시아 시리즈에서는 두 팀 이상 동률이 될 경우 첫째로 승자승 원칙에 따르며 두 번째로는 총 실점을 따진다. 예선 2경기에서 퉁이가 8실점한 반면에 삼성은 소프트뱅크전 여파로 11실점. 패하면 무조건 떨어지고, 무승부만 하더라도 삼성의 결승행은 물거품된다.

삼성으로서는 퉁이의 홈 대만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점이 걱정이다. 대만은 예부터 악명 높은 홈 텃세로 유명하다. 관중들의 일방적 응원에 심판 판정도 대만 쪽으로 유리하게 내려졌다. 경기 외적인 변수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삼성으로서는 이중고가 되는 것이다.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서는 4개국 리그 심판이 2명씩 총 8명이 번갈아가며 판정을 보고 있다. 물론 자국 심판이 자국 경기를 판정하지는 않는다. 삼성-퉁이전에서도 일본과 호주 심판이 2명씩 판정을 보지만, 대만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
실제로 26일 퉁이-퍼스전에서도 결정적인 오심이 나왔다. 2-2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초 2사 1루 퉁이 공격에서 1루 주자 판우슝의 2루 도루를 시도했다. 명백한 아웃이었지만 판정은 세이프였다. 결국 퉁이는 장타이산의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결승 3루타에 힘입어 3-2로 힘겨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지난해 클럽챔피언십 1차전에서도 SK가 대만 슝디를 상대로 2-1로 리드한 9회 1사 후 정우람이 조우쓰지를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배트 끝이 돌아간 명백한 체크 스윙이 노스윙으로 판정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결국 이게 발단이 돼 끝내기 역전패의 빌미로 작용했다. 당시 1루심은 일본이었고, 장소는 대만 타이중이었다.
이날 경기에 대만 심판이 배제되지만, 결국 대만에서 열리는 경기이기 때문에 결코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삼성으로서는 확실한 실력으로 퉁이를 압도해야 한다. 경기 초반부터 파상공격으로 마운드를 초토화하는 게 최선이다. 그렇지 않다면 결정적인 순간 대만의 홈 텃세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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