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미안한 일이었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한화로 팀을 옮긴 베테랑 포수 최승환(33)은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한화가 나를 필요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할 정도로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기회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런 최승환이 한화에서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복귀를 앞두고 있는 김태균(29)이다.
최승환과 김태균 사이에는 큰 사건이 하나 있었다. 때는 지난 2009년 4월26일 잠실 두산-한화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회초 1사 2루에서 김태완의 안타 때 득점을 노린 2루 주자 김태균이 홈에서 두산 포수 최승환과 충돌하면서 그라운드에 머리를 찧은 것이다. 그 자리에서 김태균은 실신했고 한동안 뇌진탕 후유증으로 고생해야 했다.

최승환도 본의 아니게 김태균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사고 전날 저녁식사 자리에서 우연찮게 김태균을 만난 기억도 있다. 김태균은 훗날 "승환이형 부부와 식사 자리에서 인사한 것이 생각났다. 그냥 밀고 들어가면 안 되겠다 싶어서 옆으로 슬라이딩했다"고 부상 당시 상활을 털어놓은 바 있다.
최승환은 "태균이와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그때 우연치 않게 서울 식당에서 만나게 됐다. 대학 선배께서 하는 고깃집이었는데 그분이 한화와도 인연이 있었다. 마침 서울경기 원정 온 태균이도 식당을 찾아서 만나게 됐다. 같이 합석한 건 아니고 인사를 나눈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사고 이후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한 김태균은 2년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친정팀 한화 복귀를 앞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승환 역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내년부터 한화에서 뛰게 됐다. 두 선수가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다.
최승환은 그때 그 사고를 떠올리며 "(김)태균이에게 정말 미안한 일이다. 사고가 난 이후 연락이 잘 되지 않았다. 지금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다 지난 일이라지만, 그냥 흐지부지됐다. 다시 태균이를 만나면 꼭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최승환이 하루빨리 김태균을 만나고 싶어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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