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출신 타자의 두산 성공신화' 계속된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1.27 07: 33

두산 주전 라인업에는 롯데출신 타자 두 명이 포진해 있다.
두산의 주전 1루수 최준석(28)은 2006년 최경환과 트레이드 되며 롯데에서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이적 후 3년 동안 타율은 낮지만 한 방이 있는 선수였지만 최준석은 2009년과 2010년 연속으로 3할 타율을 넘기며 두산 클린업트리오에 당당히 들어갔다. 롯데서는 이대호와의 포지션 경쟁에서 밀려났지만 '화수분' 두산에 오면서 약점으로 지적되던 변화구 대처능력을 보완하며 기량을 폭발시켰다.
또한 두산 3루를 지키는 이원석(25) 역시 롯데 출신이다. 2008년 FA 자격을 취득한 홍성흔이 롯데로 이적하며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 이원석은 바로 이듬해 3할에 조금 못 미치는 타율(.298)에 9홈런 53타점으로 하위타선의 핵이 됐다. 비록 올 시즌 타격은 조금 주춤했지만 수비를 중시하는 김광수 전 감독대행 아래서 꾸준히 출전기회를 받았다.

이처럼 두산은 롯데 출신 타자들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올해 2년간 5억 원으로 FA 협상을 마친 베테랑 외야수 임재철도 롯데에서 프로 데뷔를 해 삼성과 한화를 거친 뒤 두산에 정착했다. 그렇기에 22일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이 1차 지명으로 롯데에서 외야수 오장훈(27)을 지명한 것에 관심이 모아진다. 두산은 과연 오장훈의 무엇을 보고 3억 원을 투자한 것일까.
성남고-홍익대를 거쳐 2007년 롯데에 신고선수 신분으로 롯데에 입단한 오장훈은 2군에서 박정태 타격코치를 만나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다. 2009년 정식선수 계약을 맺은 오장훈은 2군 남부리그서 수위타자(.313), 홈런왕(14개), 타점왕(71타점)을 기록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또한 그 해 류현진에게 한 경기에서 3안타를 뽑아내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렇지만 오장훈은 이후 2년 동안 1군 경기에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변화구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게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됐다.
장타력은 있지만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오장훈은 팀 동료 최준석이 두산에 갓 들어왔을 때와 비슷하다. 최준석은 송재박(55) 타격코치(현 두산 2군 감독)의 지도 아래서 실력이 일취월장했고 주전 자리를 꿰차는 데 성공했다. 오장훈 역시 24일 곧바로 두산의 2군 훈련장인 이천 베어스파크에 합류, 송 감독 지도 아래에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송 감독은 오장훈에 대해 "장타력은 확실히 있다"면서 "이제 막 합류해 일단 티배팅만 지시했다. 스윙을 하는 걸 보니 그냥 빠르게 한 타이밍으로 이뤄졌다. 그래서 변화구 대처가 늦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송 감독은 "일단 테이크백(타구 동작에 있어 배트를 등 뒤로 들어 올리는 것) 할 때 잠시 멈춘다는 느낌만 가지고 스윙을 하도록 지시했다. 변화구 대처 능력만 키운다면 좋은 선수가 될 자질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장훈은 두산으로의 이적이 결정된 뒤 "사직 전광판 4번 타자 자리에 이름 석 자를 새기는 것이 목표였다. 롯데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두산에서 이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두산에는 이미 롯데 출신 선배와 후배가 좋은 선례를 세워 놨기에 예감이 좋다. 과연 두산이 오장훈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까. 내년 시즌이 기다려지는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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