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시리즈] '위기 뒤 찬스' 삼성, 첫 패배 딛고 분위기 반전할까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11.27 11: 32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26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경기에서 0-9로 고배를 마셨다. 일각에서는 '1패 이상의 충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삼성은 아시아 시리즈를 앞두고 덕 매티스, 저스틴 저마노, 윤성환, 차우찬 등 4명의 선발 요원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발 요원은 장원삼이 유일하다. 배영수와 정인욱도 선발 투수로 나섰지만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했다.
출혈이 심한 만큼 전력 투구는 사실상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소프트뱅크 호크스전보다 퉁이 라이온즈전에 초점을 맞췄다. 예선 2위로 결승에 진출한 뒤 아시아 무대를 평정하겠다는게 류 감독의 복안이었다.

류 감독은 26일 경기를 앞두고 "투수력이 부족해 소프트뱅크전보다 퉁이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경기 중반까지 팽팽하게 갈 경우 필승조를 가동하고, 초반에 무너지면 경기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삼성은 이날 선발 이우선을 비롯해 이동걸, 김기태, 박민규 등 1,5군 투수 위주로 마운드를 운용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순 없다. 우승의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 쓰라린 일격을 당했지만 아시아 시리즈 제패의 꿈은 변함없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오늘은 선발 요원이 없어 1.5군 투수들을 투입하게 됐다. 내일 배영수와 필승 카드를 투입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일(27일) 대만(퉁이 라이온즈)을 꺾은 뒤 결승전서 일본(소프트뱅크)과 제대로 붙고 싶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주장 진갑용 또한 "경기 전 예상했던 모습이었다. 우리는 대만(퉁이 라이온즈)전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오늘 경기는 중요하지 않다"며 "큰 점수차로 졌지만 결승전에서 다시 만난다면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패배 속에 얻은 소득도 있다. 소프트뱅크의 빠른 발에 일격을 당한 삼성의 1,5군 투수들은 퀵모션 및 견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이날의 아픔이 분명히 약이 될 듯 했다.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동걸은 3⅔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2자책)을 기록했지만 코칭스태프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삼성의 한 고참급 선수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정규 시즌에서도 연패에 빠지더라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다음 경기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다 보니 연패에 길지 않았고 위기마다 잘 견디며 우승을 차지했다. 물론 정규 시즌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주축 투수들이 몇몇 빠졌지만 절대 안이한 경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퉁이전에서 모든 걸 쏟아 부어야 한다. 그동안 모두 고생하고 잘해왔는데 마지막을 안 좋게 끝낼 순 없다".
삼성은 27일 타오위안구장에서 퉁이 라이온즈와 맞붙는다.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가 결승전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 선발 출격한다. 예선 한 경기 졌다는 이유 만으로 모든 걸 속단해선 안된다. '위기 뒤 찬스'라는 야구계의 정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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