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낳은 국보급 투수 판웨이룬(29, 퉁이 라이온스)이 부상을 당해 수술을 앞두고서도 팀을 위해, 더 나아가 대만야구를 위해 '2011아시아시리즈' 출전을 자원했다.
투수에게 부상은 선수 생명과도 직결된다. 그래서 보통 부상을 당할 경우 재활 또는 수술로 최대한 몸을 보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수가 몸을 사리는 경우가 있고, 구단에서 아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판웨이룬은 부상을 알고 수술을 앞두고서도 몸을 만들어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판웨이룬은 27일 대만 타오위안 국제야구장에서 열린 '2011아시아시리즈' 예선 마지막 경기인 삼성 라이온즈전에 팀이 0-2로 뒤진 4회초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3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판웨이룬은 4회 무사 1루에서 등판해 진갑용의 1루수 앞 땅볼 때 선행주자 득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판웨이룬이 3이닝 동안 10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한 덕분에 퉁이는 4회 양송시앤의 1타점 적시타와 6회 구어준요우의 투런포까지 터지며 3-3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비록 퉁이는 삼성에 3-6으로 패했지만 판웨이룬의 부상을 감수한 등판에는 큰 의미가 있다.
판웨이룬은 대만을 대표하는 투수로 아시아시리즈를 비롯해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갖고 있다. 2007년에는 16승2패 평균자책점 2.26을 기록할 정도로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판웨이룬은 직구 최고구속이 152km에 이를 정도로 빠른 볼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을 구사한다.
그러나 지난 5월 갑작스런 팔꿈치부상을 당한 판웨이룬은 올 시즌 12경기에 등판해 74⅓이닝 동안 5승1패 평균자책점 3.63에 그치며 9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달성에 실패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판웨이룬이 정규 시즌 막판 다시 마운드에 복귀했다는 것이다. 시즌 중반 수술을 받아야 했던 그는 수술 대신 재활로 몇 달 동안 몸을 만들었다. 그는 정규 시즌 막판 2경기에 나왔지만 대만 시리즈에서는 부상의 여파로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판웨이룬은 지난 20일 퉁이 자체 청백전에 등판해 3이닝 동안 43개를 뿌리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에 머물렀지만 노련함이 돋보인 경기였다.
경기 전 타오위안 구장에서 OSEN과 만난 대만 기자는 "판웨이룬이 부상을 감수하고서 이번 아시아시리즈 참가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판웨이룬이 오늘 불펜 대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퉁이에게 중요한 순간이 올 경우 판웨이룬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판웨이룬은 1,2이닝 정도 던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3이닝이나 소화했다.
이번 아시아시리즈를 돕고 있는 대만 관계자는 "판웨이룬은 이번 대회를 마치고 2주 내로 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른 팔꿈치 내에 돌출된 뼈를 잘라낼 것"이라며 "재활까지는 3개월이 걸려 스프링캠프 때까지 복귀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대만, 그리고 승패를 떠나 판웨이룬의 프로정신과 자존심은 야구 선수라면 본받아야 할 모습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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