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만 타오위안 국제 야구장. 퉁이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앞둔 최형우(28, 삼성 외야수)의 표정은 담담했다.
그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대결에서 패한 것을 두고 "정말 아쉽다. 소프트뱅크 선발 야마다의 구위가 공략하기 어려운 편은 아니었는데 슬라이더의 궤적이 일반 투수들과는 조금 달랐을 뿐"이라고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솔직히 말해 피곤한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오늘 지면 끝이잖아. 결승전에서 소프트뱅크와 다시 한 번 붙고 싶다"고 설욕을 벼뤘다.
정현욱, 권오준, 권혁, 안지만, 오승환이 이끄는 삼성의 필승 계투조는 국내 구단 가운데 으뜸. 최형우는 "최고의 특급 계투진이 등판해 한국 야구의 매운 맛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최형우는 천금같은 투런포를 가동하며 삼성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2회 삼진 아웃, 3회 3루 뜬공으로 물러났던 최형우는 6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3-3으로 맞선 삼성의 8회초 공격. 1사 1루 찬스에서 4번째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2003년 한솥밥을 먹었던 라이언 글린 2구째 직구(144km)를 때려 120m 짜리 중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완벽한 한 방이었다.
"우리는 강하기 때문에 우승을 했고 여기까지 왔다. 4팀 가운데 1등을 하기 위해 왔다. 앞으로 4경기를 이겨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최형우는 아시아 시리즈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4번 타자의 위용을 마음껏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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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위안=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