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가 내 사위가 맞나 싶기도 하다"(웃음).
삼성화재 신치용(56) 감독과 라이트 박철우(26)는 잘 알려진 대로 장인과 사위의 관계다. 지난해 박철우가 삼성화재로 이적한 뒤부터 두 사람은 한솥밥을 먹고 있다. 하지만 유독 신치용 감독은 박철우에게 혹평을 가한다. 신 감독도 "쟤가 내 사위가 맞나 싶기도 하다"고 웃으며 농담할 정도로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더 깊다.
박철우는 올 시즌 다소 기복있는 모습이지만 중요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전통의 라이벌 현대캐피탈전이나 2위 KEPCO를 상대로는 맹활약했다. 지난 27일 KEPCO전에서도 박철우는 16점에 무려 80%의 공격 성공률로 팀 승리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박철우의 플레이에 결코 만족하지 않았다. "공격 성공률이 80%라면 잘한 것이다. 하지만 박철우라면 그 정도는 해야 한다"는 것이 신 감독의 말. 이어 "감독 욕심이라는 게 끝이 없다. 아직도 (성에) 차지 않는다. 철우도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블로킹과 리시브 능력이었다. 신 감독은 "박철우의 능력이면 블로킹도 나아져야 하고, 공격수지만 수비 능력도 좋아져야 한다. 외국인 선수도 아닌데 라이트가 리시브가 안 되면 안 된다. 기회가 될 때마다 대학 선수들한테도 늘 하는 말이지만 기본만 착실히 하면 살아 남는다. 기본이 안 되면 프로에서 살아남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신 감독은 레프트 석진욱을 예로 들었다. "석진욱의 나이가 서른다섯 살인데 왜 지금까지 그 몸으로 하고 있겠나. 기본기 하나로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진욱은 만 35세에 십자인대 부상으로 수술까지 했지만 올해 팀에 복귀해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공격력은 예전만 못해도 안정적인 리시브는 여전하다.
박철우도 잘 알고 있다. 그는 "감독님께서 가장 화내시는 부분 중 하나가 블로킹이다. '네 키와 점프 정도면 다 잡아야지'라고 말씀하신다. 내가 그만큼 할 수 있다는 있다고 보신다. 나도 그 부분에 많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박철우가 지금보다 보다 더 잘하고 롱런할 수 있도록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신 감독식 사위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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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석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