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마무리 투수 찾기에 들어갔다. 두산 베어스가 도미니카 윈터리그로 스카우트진을 파견해 외국인 마무리 투수 물색에 착수했다.
두산은 28일 이복근 스카우트팀 부장과 새롭게 전력분석팀에 가세한 정재훈씨를 도미니카 산토도밍고로 파견한다. 이 부장과 정 전력분석관은 내달 13일까지 도미니카에 머물러 좋은 파워피처를 찾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는 “외국인 투수에게 마무리를 맡기겠다”라는 김진욱 감독의 의사가 적극 반영된 것. 이미 두산은 10월 하순 마무리 보직을 맡을 수 있는 투수 후보군을 어느 정도 파악해 놓은 상태. 올 시즌 후반 마무리를 맡았던 페르난도 니에베는 선수단 융화 면에서 낙제에 가까운 평가를 받아 일찌감치 재계약 불가 방침을 정했다.

그동안 두산은 물밑에서 켈빈 히메네스(라쿠텐) 재영입을 추진했다. 히메네스는 지난해 14승을 올리며 김선우와 함께 선발 원투펀치 노릇을 했고 시즌 후 라쿠텐과 2년 계약을 맺었다. 조금 더 큰 야구시장에서 뛰고 싶다는 선수 의사가 컸다.
그러나 히메네스는 시범경기 기간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라쿠텐 연고지인 센다이에 머물렀다가 도호쿠 대지진으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심신이 회복된 뒤 1군에 복귀했으나 13경기 1승 7패 평균자책점 3.69에 그쳤다. 승운이 없기도 했으나 투구 내용 면에서 호시노 센이치 감독을 흡족하게 하지 못했다.
선수 본인은 한국으로의 복귀를 바라고 있고 구단에서도 이를 기대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구단이 2년 계약을 맺은 만큼 라쿠텐이 자유계약 방출하지 않으면 히메네스는 2013년에야 한국 무대에 돌아올 수 있다. 이미 에이전트인 크리스토퍼 판타가 “히메네스는 내년에도 라쿠텐 선수”라고 이야기했다. 판타는 과거 다니엘 리오스(전 야쿠르트)의 에이전트이기도 했다.
히메네스 복귀가 무산되자 두산은 일본리그 경력자까지 포함해 둘러보던 시야를 조금 더 아메리카 대륙 쪽으로 옮겼다. 특히 도미니카 윈터리그는 두산이 지난 2년 간 지켜봤던 리그다. 이 부장과 함께 윤석환 전 투수코치가 리그를 돌아보며 쓸 만한 후보군을 추렸던 곳이기도 하다. 히메네스 또한 도미니카에서 계투로 뛰다 선택받아 선발 적응기를 거친 뒤 에이스 노릇을 했다.
“매 경기 6회부터 제구가 되는 150km 이상의 공을 거침없이 던지는 투수들이 1이닝 씩 경기를 책임지더라. 다들 접촉을 했었는데 그 때는 메이저리그 구단에 소속되어 있었다. 터무니없는 금액을 불러 협상 테이블 조차 차리지 못한 경우도 있었으나 그 외에는 ‘2~3년 후 찾아온다면 그 때는 두산 유니폼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는 선수와 에이전트의 의견이 대다수였다. 단순한 즉시 선수 영입만이 아니라 인맥 또한 어느 정도 쌓았다고 생각한다”. 윤 코치는 당시 도미니카 윈터리그 참관에 대해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 윤 코치는 없으나 2008년까지 두산에서 투수로 뛰었던 정 분석관은 지난 3년 간 마이너리그-독립리그서 뛰기도 했다. 단순한 통역이 아니라 경기 내외적으로 팀에 공헌해 줄 투수를 찾기 위해 이 부장과 함께 도미니카로 향한다.
국내 리그서 외국인 마무리 투수는 그리 각광받지 못했다. 올 시즌 한화에서 맹활약한 대니 바티스타, 2년 간 한화 뒷문을 지킨 좌완 브래드 토마스 등이 있으나 대개 효율성 면에서 외국인 선발 투수에 비해 저평가를 받아왔고 1경기, 1경기의 난조가 더욱 큰 여파로 다가왔던 것이 사실.
그러나 김 감독은 “선발투수는 국내 투수 유망주 중에서 키우겠다. 약점으로 지적된 뒷문을 외국인 투수에게 맡긴다”라며 이방인 마무리 영입 시도에 대해 이야기했다. 과연 두산 스카우트팀은 저 멀리 도미니카에서 ‘파이어볼러 마무리’ 적임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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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