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의 실수는 인정한다. 그러나 또 다시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진갑용(37, 삼성 라이온즈)이 29일 대만 타이중야구장에서 열릴 '2011아시아시리즈'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결승전에서 상대 발야구를 봉쇄해 필승의 의지를 다짐했다.
무엇보다 진갑용은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진갑용은 지난 26일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상대로 도루를 7개나 허용한 것이다. 물론 도루라는 것이 포수의 강한 송구로만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투수의 견제, 셋 포지션 타임, 그리고 야수들의 움직임까지 복합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이날 소프트뱅크는 2회초 2회초 5득점 대량득점도 볼넷으로 출루한 선두타자 아카시 겐지가 도루를 성공시킨 게 시발점으로 마쓰다 노부히로, 3회 이마미야 겐타, 5회에는 하세가와 유아의 2루 도루, 이어 하세가와와 아카시의 더블 스틸, 6회에는 대주자 키도코로 류마의 2루 도루까지 이어지며 쉬지 않고 삼성 베이스를 노렸다. 포수를 하면서 한 경기에 이렇게 많은 도루를 허용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에 대해서 진갑용은 "소프트뱅크 빠른 걸 알았는데 정말 빠르더라. 알고도 당했다"면서 "모두가 이대형, 오재원급이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렇다면 진갑용은 당장 하루 뒤 결승전에서 어떻게 소프트뱅크 주자들의 발을 묶을 수 있을까.
▲진갑용, 소프트뱅크 주자들 능력 어느 정도는 인정
진갑용은 일단 소프트뱅크 주자들의 능력을 인정했다. 그는 "1회 이우선에게 견제를 시켰더니 그 뒤에 리드를 한발 더 나갔다"고 말했다. 보통 견제를 하면 리드폭을 좁혀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소프트뱅크 주자들은 견제구 하나만으로도 삼성 투수들의 견제 능력을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진갑용은 "일본에서 한 시즌 동안 도루를 180개나 했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우리팀도 올해 많이 했지만 숫자를 떠나 차이가 있다. 일본 투수들은 퀵모션이 정말 빨라 도루를 하기 힘들다. 그 가운데 이 숫자는 엄청난 것"이라며 "쉽게 생각하면 소프트뱅크 모든 주자들이 이대형, 오재원, 배영섭, 김상수 같은 선수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진갑용, 최상의 대비는 출루자체를 막는 것
진갑용은 지난 1997년에 프로에 입문해 올해로 15년째다. 프로경기 출장 경기수만 1558경기, 여기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8베이징올림픽 등 수 차례 국제대회 경험까지 갖춰 한국을 대표하는 베테랑 포수다. 그런 그의 결론은 '최상의 대비는 출루 자체를 막는 것'이었다.
진갑용은 "소프트뱅크 주자들의 움직임이 워낙 좋아서 출루를 안 시키려고 할 것이다. 혼다 같은 경우 올해 도루를 60개를 했는데 한국에 오면 100개도 할 수 있는 친구다. 장원삼이 좌완이고 견제 능력이 있기 때문에 예선과 같은 경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진갑용은 장원삼 다음에 나올 중간계투들의 견제 능력에 대해서는 약간의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나머지 불펜 요원들의 견제 능력은 강하지 않다"고 말해 최대한 셋포지션을 짧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좋다"면서 "소프트뱅크와 결승전에서 설욕하겠다"며 복수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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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지형준 기자 j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