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삼성, 열심히 하는 것보다 이겨야"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1.29 08: 23

"거기 우승하러 간 거잖아요. 열심히 하는 것보다는 이기고 왔으면 좋겠어요".
비록 몸은 한국에 있지만 마음은 대만에 있는 팀 동료들에게 향해 있었다.
어깨 피로 누적으로 지난 26일부터 대만에서 열린 '2011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하지 못한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에이스 차우찬(24)은 최근 안부를 묻는 질문에 대뜸 "매일 야구 보고 있다"고 답했다. 차우찬은 지난 15일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돌아온 뒤 부모님댁과 대구집을 오가며 휴식을 취하다 현재는 홀로 대구집에서 아시아시리즈를 챙겨보고 있다.

차우찬이 없는 동안 삼성은 아시아시리즈 예선 3경기에서 2승1패로 2위에 올라 29일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결승전을 남겨두고 있지만, 26일 소프트뱅크전 0-9 대패가 한국 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차우찬과 안지만이 있었더라면 좀 더 쉽게 갔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차우찬에게도 안타까운 경기였다. 그는 "0-1로 지든 0-9로 지든 마찬가지로 패이지만 일본전 대패를 보면서 나라도 팀에 도움이 됐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그게 평소 우리팀 실력은 절대 아니다. (이)우선이 형이 조금 안좋았다. 경기가 안 풀렸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의 무리보다는 앞으로의 미래를 택했다. 차우찬은 "한국시리즈 때 다행히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시즌 중반 부진 때문인지 부담이 컸다. 끝나고 나니 긴장이 풀려서 피로가 한꺼번에 왔다. 그래서 그때는 쉬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후회는 없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일본 팀타율 1위의 소프트뱅크 타선을 상대해보고 싶은 욕심은 없었을까. 차우찬은 "전지 훈련을 가면 매번 연습 경기에서 일본 타자들을 만난다. 지금 못만난다고 해서 아쉬운 건 없다. (해외 진출은) 투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이지만 아직 5년이라는 시간이 남았고 지금은 내가 좋은 상황이 아니라 말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이번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년에 더 웃기 위해 차우찬은 스스로 보완할 점이 많다고 했다. "일단 기복이 없는 게 최고니까 밸런스에도 초점을 맞춰야 하고 제구력, 변화구 등 손볼 게 많다. 당장 엄청난 성장을 하기보다는 지금의 상태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마지막으로 원정길을 떠나 있는 팀 선후배들에게 의미심장한 응원의 말을 남겼다. "목표는 처음부터 우승이었다. 열심히 하기보다는 이기고 오길 바란다. 그래야 내 마음도 더 가벼울 것 같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다. "그리고 (정)인욱이한테도 30만원 받아야 돼요. 이기고 오면 용돈 준다고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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