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가 본 삼성화재가 '정말' 강한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1.29 08: 26

"정말 좋은 팀이구나 하고 느낀다".
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삼성화재의 독주가 시작됐다. 삼성화재는 2라운드 중반으로 접어든 29일 현재 8승1패 승점 22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KEPCO(6승3패·17승점)와 격차도 서서히 벌어지는 모양새. 최강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떨치고 있다.
삼성화재하면 단연 외국인 거포 가빈 슈미트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올해로 한국에서 3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가빈은 득점(312)-공격종합(62.03%)-퀵오픈(80.0%)-시간차(80.0%)  등 공격 주요 부문에 1위에 오를 정도로 압도적인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화재를 상대하는 팀들은 가빈의 존재를 제쳐 두고서라도 "저력의 팀"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빈뿐만 아니라 나머지 선수들도 수 년 간 응축된 기본기와 조직력으로 똘똘 뭉쳐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부터 삼성화재에 합류한 라이트 박철우(26)가 그 부분에 대해 누구보다 실감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에서 공격에만 전념했던 박철우는 삼성화재 이적 후 수비에 대한 주문이 늘어났다. 신치용 감독이 블로킹과 리시브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는 "작년에는 리시브 받는 게 어색했지만 올해는 괜찮아졌다. 석진욱 여오현 같은 워낙 좋은 리시버 선배들이 있어 내가 잡을 것도 다 처리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편에서 뛸 때는 몰랐는데 함께 뛰어보니 정말 리시브를 잘하는구나 싶다. 내가 한 칸만 맡는다면 두 선배는 올코트를 커버한다. 우리는 리시브를 하지 않으면 경기에 뛸 수가 없다. 리시브는 코치들도 싫어하는 훈련이다. 하지만 훈련을 해야만 느는 것이기 때문에 훈련하지 않으면 발전도 없다. 우리 팀은 그래서 안정감이 있고 참 좋은 팀이구나 싶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가빈-박철우 쌍포뿐만 아니라 레프트 석진욱, 세터 유광우, 리베로 여오현의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대단한 팀이다. 삼성화재 공격 패턴은 다소 단조로운 편이지만, 석진욱과 여오현이 확실한 리시브로 공을 받아내 세터 유광우가 토스하기 좋은 코스로 간다. 기본을 닦기 위한 끊임없는 훈련과 수 년 간 다져진 조직력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간다. 가빈-박철우 쌍포가 폭발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잘 갖춰진 것이다.
신치용 감독의 욕심도 끝이 없다. 가빈-박철우에게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 대한 기대치도 높다. 박철우는 "감독님께서는 '내가 너희 배구에 맞추는 게 아니라 너희가 내 배구에 맞춰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렇지 않으면 잘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신뢰감이 대단하다. 감독의 확실한 로드맵과 선수들의 수행력이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삼성화재가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