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를 상대로 한 최후의 경기, 최후의 세이브를 장식할 수 있을까.
삼성 '끝판대장' 오승환(29)이 아시아시리즈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만 퉁이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9회말 1이닝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9회 탈삼진 2개 포함해 무실점 퍼펙트로 세이브를 올렸는데 최고 152km, 평균 150.2km 돌직구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첫 번째 전성기였던 2005~2006년 2년 연속 아시아시리즈 무대를 밟은 오승환은 올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아 5년 만에 다시 아시아시리즈 마운드에 올랐다. 역대 아시아시리즈 6경기에서 총 4이닝을 던져 2세이브 4이닝 6탈삼진 무실점. 안타는 없었고, 볼넷 하나가 전부였다.

이제 남은 건 소프트뱅크와의 결승전이다. 삼성에게도 설욕의 기회이지만 오승환에게도 아주 중요한 무대가 될 수 있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전력을 자랑하는 소프트뱅크를 상대로도 그의 공이 통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국가대표경기에서 일본을 상대로 총 4경기에 등판했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일본전에서는 2-1로 리드하던 9회 1사 1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아라이 다카히로와 다무라 히토시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터프세이브로 승리를 지켰다. 준결승에서는 0-6으로 뒤지던 9회 미야모토 신야, 니시오카 쓰요시, 스지키 이치로를 공 9개로 삼자범퇴 요리했다.
그러나 같은 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아마추어 선수로 구성된 일본에게 9회말 끝내기 홈런을 맞는 등 1⅔이닝 동안 볼넷 5개를 남발하며 무너졌다. 당시 오승환에게 끝내기 홈런을 친 실업선수 초노 히사요시는 지난해 요미우리 입단후 올해 센트럴리그 타격왕(0.316)에 올랐다. 2009년 WBC 2라운드 1·2위 결정전에서도 2-2 동점이던 8회 무사에서 아오키 노리치카와 이나바 아쓰노리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아시아시리즈에서는 2005년 예선 지바 롯데전에서 이승엽을 2루 플라이로 처리했고, 결승에서 다시 만난 지바 롯데를 상대로 호리우치 히사오를 볼넷으로 보내냈지만 후속 타자 니시오카를 1루 땅볼로 잡았다. 이날 결승전에서는 이미 1-5로 뒤진 8회 2사 후 5번째 투수로 등판한 상황이라 오승환 입장에서 매우 김이 빠진 경기였다.
지난 2005년 대졸 신인으로 데뷔한 오승환은 FA 자격 취득까지 2시즌이 더 남았다. 선동렬-임창용 같은 마무리 성공 사례가 있기 때문에 오승환에 대한 일본 구단들의 관심도 끊이지 않을 전망. 오승환에게 이번 아시아시리즈는 일종의 쇼케이스가 될수도 있다. 퉁이전에서 보여준 피칭을 소프트뱅크를 상대로도 재현한다면 2년 후 그의 몸값은 더 크게 치솟을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오승환에게 세이브 기회가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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