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죽일 수 없다" 한화, FA 미아 최영필 구제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1.29 09: 29

"선수를 죽일 수 없다".
한화가 'FA 미아' 투수 최영필(37)을 구제하기로 했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최영필을 원하는 팀이 나오면 풀어주겠다. 열심히 야구를 하고 싶어하는 선수를 막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로써 최영필은 원하는 팀이 나오면 내년 시즌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한화에서 FA를 신청한 뒤 어느 팀과도 계약을 맺지 못하며 무적신세가 된 최영필은 올한해 1년간 멕시코와 일본 독립리그에서 힘겹게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내년에도 공을 던지고 싶어했고 전 소속팀 한화에서도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지난해 최영필의 발목을 잡았던 실무진은 이미 2월과 5월에 걸쳐 전원교체됐다.

규약상 최영필은 여전히 보상규정에 발목이 잡혀 있다. 최영필을 데려가게 될 구단은 그의 전 소속팀 한화에 연봉 450% 또는 연봉 300%와 보호선수 18명을 제외한 보상선수 1명을 내줘야 한다. 무적 신세로 1년을 지냈지만 여전히 보상규정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FA 규정상 3년이 지나야 보상규정에서 해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최영필을 원하는 구단과 한화의 합의아래 한화가 형식적인 계약을 맺은 뒤 그 팀으로 보내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한화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식적으로 최영필에 대한 일체의 FA 보상포기 선언한 뒤 완전한 자유계약으로 풀어주는 방식이다.
물론 규약이 있는 부분이라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이런 경우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선례가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한화와 계약 후 바로 트레이드하는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이라면 문제될게 없다. 그래서 한화는 "최영필을 원하는 팀이 있으면 풀겠다"고 선언했다.
한화의 이 같은 결정은 그룹 사훈격인 한화정신 '신용과 의리'에 일치한다. 코치 시절 최영필을 직접 지도했던 이상군 운영팀장도 "선수를 죽일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그룹이 신용과 의리를 중시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잘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주중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는 최영필은 "지난주 구단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구단의 배려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지금 열심히 몸을 만들어가고 있다.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들어오는 구단들을 직접 찾아 테스트받을 것이다. 기회가 되는 대로 해보겠다. 이제는 내가 직접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족쇄가 풀린 최영필의 야구 인생에 빛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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