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재활코치' 김경태, "이젠 선수 위한 지도자가 꿈"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1.29 11: 38

  
"값진 경험들, 이젠 선수들 위해 써야죠."
대표적인 '저니맨'이었지만 이젠 한 곳에 둥지를 틀고 새로운 인생 2막을 열어젖혔다. 좌완 투수 출신 김경태(36)가 SK 와이번스에서 재활 코치로 계약,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

28일 SK 홈인 인천 문학구장에서 만난 김경태 코치의 표정은 웃음이 가득했다. 선수들의 몸 구석구석을 살피고 어루만지는 힘든 생활이지만 선수시절 자상하던 모습은 사라지지 않았다. 김 코치는 "SK 구단에서 찾아주셨다. 지난 11월 1일부터 선수들의 재활을 돕는 코치로 출근하고 있다"고 활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김 코치는 지난 7월까지만 해도 현역 선수였다. 한국프로야구 무대에서의 선수생활은 이미 지난 2009년 막을 내렸지만 도전을 계속 해왔다. 지난 1998년 2차 2번으로 지명돼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던 김경태였지만 2001시즌 후 방출됐다. 다음 시즌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었으나 2003년 임의탈퇴, 대만프로야구로 진출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돌아왔다.
곧 은퇴를 선언했던 김경태였다. 그러나 2004년 4월 SK의 공개테스트를 통해 다시 선수로 복귀했다. 스스로 납득하지 못한 때문이었다. 2007년까지 SK 불펜요원으로 활약하다 다시 방출 통보를 받은 김 코치는 친정팀 LG로 돌아간 후 2009시즌 후 자유계약으로 풀렸다.
하지만 김 코치는 선수로서의 자신감은 여전히 충만, 다시 도전을 택했다. 일본 독립리그에 입단,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은 김 코치는 미국, 멕시코 도미니카 등을 돌며 소속팀을 찾았다. 하지만 더 이상 선수생활이 힘들어지자 지난 7월 은퇴를 결심했다.
"여전히 아쉽긴 하다"며 입맛을 살짝 다진 김 코치였지만 이내 "원없이 했다"며 지난날의 도전을 돌이켜봤다. 이어 "은퇴를 결심하는 순간 여지껏 지나온 과거들이 하나하나 생각나더라"면서 "아내에게 가장 미안하고 고맙다. 아이 3명 키우느라 고생했을텐데 내가 나쁜남자"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하지만 일단 지도자로서의 길을 가겠다고 결정한 만큼 후회하지 않을 자신감도 생겼다.
김 코치는 "이제 선수들을 위해 이 한 몸 불사른다는 각오"라며 "선수들이 원하면 언제든 '애니콜'이 될 생각이다. 많은 대화를 통해 벽을 허물겠다"고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또 "대만, 일본, 미국, 멕시코, 도미니카를 돌아다녔다"는 김 코치는 "남들은 해외연수를 갖다오는데 나로서는 값진 경험을 하고 바로 돌면서 좋은 것을 많이 배워왔다"며 "야구만 한 것이 아니다. 언어도 배웠고 다른 선진 기술도 많이 알아왔다. 성인야구부터 유소년야구까지 두루 알았다"고 말했다.
이제 재활코치로서 소임을 다한다는 각오다. 김 코치는 앞으로 펼칠 지도자 노하우에 대해 "무궁무진하다. 피칭 매커니즘 등 선수생활 막바지에 더 많은 연구를 했다. 지금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나설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여기서는 내가 막내 코치"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도 "좀더 경험을 쌓으며 실수 없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고 선수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고의 지도자가 되고 싶다. 그리고 그럴 자신도 있다"는 김 코치는 "선수들 볼 받아 주기 위해 맞췄다"며 손에 든 미트를 자랑스럽게 내보였다. 오른손 포수 미트. 김경태가 좌완인 만큼 흔하지 않은 미트다. 선수 때의 열의가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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