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에서 돌아온 마틴 네멕(27)이 대한항공을 연패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신영철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항공은 2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NH농셥 2011-2012 V리그' 2라운드 원정 경기서 올 시즌 최장 시간이 소요된 대혈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24-26 25-14 23-25 32-30 25-23)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마틴은 33득점 7서브에이스 2블록으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최근 3연패의 사슬을 끊고 6승 4패를 기록하며 4위로 도약했다. 현대캐피탈은 패배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승점을 1점을 추가하며 2위로 올라섰다.

승부의 균형은 좀처럼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 심지어 마지막 5쿼터까지 그랬다. 양 팀은 득점을 주고 받으며 시소 게임을 펼쳤다. 23-23, 승리를 누가 차지할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한 쪽을 향해 미소를 짓기 마련이었다. 대한항공은 상대 최민호의 서브 범실로 리드를 점한 뒤 마틴의 공격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1라운드에서 대한항공에 패배했던 현대캐피탈은 설욕에 성공, 4연승을 달리며 6승 5패로 리그 2위로 올라섰다. 반면 대한항공은 5승 1패 후 4연패를 기록하며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만들지 못했다.
양 팀은 1세트부터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대한항공이 8-8 상황에서 연속 3득점으로 앞서 가는 듯 했지만, 현대캐피탈은 수니아스와 문성민의 연속 강타, 윤봉우의 블록에 힘입어 19-17로 역전에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은 24-24 듀스로 재역전을 허용할 뻔했지만, 수니아스의 중요한 득점과 상대 선수 마틴의 범실에 1세트를 따낼 수 있었다.
2세트는 전혀 달랐다. 접전은 없었다. 대한항공의 거센 공격에 현대캐피탈이 쉽게 무너진 것. 대한항공은 초반 4연속 득점으로 4-1로 앞서간 뒤, 다시 7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2-3으로 점수차를 크게 벌렸다. 분위기를 완벽하게 가져온 대한항공은 김민욱이 연속 서브 에이스로 팀의 연속 5득점을 완성시키며 2세트를 25-14로 매조지었다.
그렇지만 대한항공의 기세는 2세트까지였다. 대한항공은 12-18 상황에서 마틴의 3연속 서브에이스로 6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8-18을 만들었지만, 마틴의 오픈 공격이 연속으로 실패한 데다가 윤봉우에게 결정타를 허용하며 23-25로 3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현대캐피탈은 4세트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4세트 후반 21-22로 대한항공에 역전을 허용했다. 끈질긴 추격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대한항공은 7차례의 듀스 대결 끝에 32-30으로 4세트를 따냈다.
기세를 잡은 대한항공은 마지막 5세트에 10차례의 듀스 대결 끝에 리드를 점한 뒤, 마틴이 공격을 성공시켜 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한편 이날 경기는 151분이 걸리며 이번 시즌 최장 시간 경기가 됐다. 이전까지 최장 시간 기록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과 KEPCO의 138분이었다.
sports_narcoti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