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시리즈] 박한이의 찡그린 얼굴, 삼성 투혼 일깨우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1.30 00: 22

삼성 라이온즈 우익수 박한이(32)는 무릎의 극심한 통증에도 마지막 힘을 다해 공을 2루로 뿌렸다. 고통으로 인해 그의 표정은 일그러졌지만 베테랑 외야수의 투혼에 삼성 선수들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한국 챔피언 삼성은 29일 타이완 타이중 국제야구장에서 벌어진 '2011 아시아시리즈'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결승전에서 선발 장원삼의 6⅓이닝 4피안타 1실점 호투와 정형식의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5-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아시아 챔피언 자리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예선에서 소프트뱅크에 0-9로 무기력하게 패했던 삼성의 모습은 오간데 없었다. 높은 집중력으로 계속 커트를 해가며 투구수를 늘렸고 방망이를 짧게 잡고 연이어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그러한 삼성의 투혼을 일깨운 건 삼성의 집중력을 일깨운 것은 1회 박한이가 보여준 투혼이 컸다.

박한이는 1회말 1사 2루에서 소프트뱅크 3번 타자 우치카와 세이치의 우측 펜스 쪽 파울 타구를 쫓아가 슬라이딩 캐치에 성공했다. 이때 박한이는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이 불펜에 걸리며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박한이는 재빨리 일어나 공을 3루로 뿌렸다.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 60도루를 기록했던 빠른 주자 혼다 유이치가 2루에 있었기 때문이다. 공을 던지는 순간 극심한 통증에 박한이의 얼굴은 일그러졌지만 그의 송구는 빗나감이 없었다. 비록 혼다는 3루에 안착했지만 박한이의 기백은 온 그라운드에 전해졌다. 타구를 후속 처리한 후에야 박한이는 할 일을 마쳤다는 듯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곧바로 들것이 들어와 그를 병원으로 후송했다.
박한이가 빠진 뒤 장원삼은 2사 3루서 4번 마쓰다 노부히로에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지만 이후 무서운 집중력으로 나머지 5이닝을 4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 새로운 '일본 킬러'로 떠올랐다. 또한 박한이의 자리에 들어온 정형식은 0-1로 뒤진 5회 1사 만루서 2타점 역전 결승타를 작렬시키며 선배의 빈자리를 채웠다.
쓰러진 뒤 큰 고통을 호소했기에 자칫 큰 부상이 우려됐으나 박한이는 X-레이와 MRI 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고 나와 가슴을 쓸어내렸다. 부진으로 인해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큰 경기에서 베테랑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입증한 박한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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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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