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전 때 소프트뱅크전에 대패해 국내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등판했다"
팀의 대패를 설욕하겠다던 선발투수의 다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장원삼(28)이 29일 대만 타이중 국제야구장에서 열린 '2011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에서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상대로 호투하며 5-3 역전승을 이끌고 데일리 MVP이자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장원삼은 이날 1회 선취점을 내줬지만 7회 1사까지 투구수 100개를 기록하며 5피안타 3탈삼진 1사사구 1실점로 호투했다. 지난 26일 예선전에서 소프트뱅크에 0-9 완패를 당했던 팀도 심기일전해 5회 대거 5득점하며 한국 팀 최초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이뤄냈다.
1회가 가장 큰 위기였다. 장원삼은 1사 후 혼다 유이치에게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혼다가 2루를 훔친 뒤 우치카와 세이치의 우익수 파울플라이 때 3루까지 진루했다. 장원삼은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이날 첫 안타를 맞은 것이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가 돼 선취점을 허용했다.
2회부터 안정을 찾은 장원삼은 3회 선두타자 호소카와에게 우전안타 맞은 것을 제외하면 5회까지 매회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투를 선보였다. 위기라고 할 것도 없는 호투였다. 장원삼은 6회 2사에서 우치카와에게 3루수 앞 느린 내야안타를 허용했으나 선제 적시타의 주인공 마쓰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그 사이 터진 삼성 타선은 5회에만 4안타 맹타에 볼넷, 상대 유격수 실책을 더해 5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장원삼은 팀이 5-1로 앞선 7회 선두타자 하세가와에게 초구에 좌중간 안타를 맞았다. 장원삼은 아카시 겐지를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시켰으나 후쿠다 슈헤이에게 다시 좌전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정현욱에게 넘겼다. 정현욱이 후속타 없이 이닝을 마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삼성은 8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서 마쓰다의 2루수 앞 병살타 때 3루주자 가와사키 무네노리가 홈을 밟은 후 하세가와 유야의 좌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2점을 더 내줬지만 2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키고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장원삼은 26일 퍼스 히트와의 예선전에서도 6이닝 4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2실점 역투로 팀의 10-2 승리와 함께 선발승을 챙긴 바 있다. 이날 호투로 2승을 거둔 장원삼은 팀의 아시아시리즈 첫 제패와 함께 대회 전 개인적인 목표로 세웠던 아시아시리즈 MVP도 손에 거머쥐었다.
경기 후 장원삼은 "예선전 때 소프트뱅크전에 대패해 국내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등판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였는데 국내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린게 개인적으로 가장 기분이 좋다. 오늘 밸런스가 좋아 직구 위주로 던졌다. 우치카와는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다른 오른손 타자와 똑같이 상대하려고 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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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