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MAMA가 싱가포르로 간 까닭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11.30 06: 48

2011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가 싱가포르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슈퍼주니어는 하늘을 찌를듯한 함성을 들으며 3관왕을 차지, K-POP 나아가 아시아의 중심에 우뚝 섰고, 1만명의 싱가포르 관객들은 톱그룹뿐만 아니라 인피니트, 보이프렌드 등 신예 그룹의 영상에도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며 K-POP의 인기를 입증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의 화해로 대형기획사들의 대표가수들이 상당수 참석, '반쪽 시상식'이라는 오명을 벗었고, 매년 시상식을 괴롭혀오던 공정성 시비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야말로 성황리다. 그래도 의문은 하나쯤 남는다. 왜 굳이 싱가포르여야 했을까.
지난 29일 오후 6시(현지시간)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MAMA는 '돈' 그 자체였다. 이 행사만을 위해 움직인 아티스트, 스태프, 관계자 수만 1500명 수준. MAMA 관계자들로 인해 싱가포르 최고급 호텔인 M호텔을 비롯해 총 세군데의 호텔이 크게 북적였다. 윌 아이 엠, 닥터 드레, 스눕 독 등 미국 톱 뮤지션들까지 초청하는 등 총 22팀의 퍼포먼스가 이뤄졌고, 방송 카메라만 22대가 투입됐다. 엠넷 측은 구체적인 제작비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마카오에서 열린 MAMA의 제작비 40억여원은 훌쩍 넘을 것으로 쉽게 예상된다. 

이번 시상식이 거둔 수익은 티켓 값 10~20억원 가량. 10~20만원 수준에서 팔린 티켓이 1만장 팔려나갔지만 제작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수치다. 세계적인 불황 때문에 현지 협찬과 광고 수입도 지난해보다 크게 뛰었을 것으로 예상하긴 어렵다. 싱가포르 방송사와 공동제작하긴 했어도, 부담은 여전히 크다.
이에 대해 엠넷 측 관계자는 "투자 단계"라고 돌려서 표현했다. 사실상 손해를 많이 보지만, 장기적으로 본 투자라는 것.
지금 당장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일본이 아닌 싱가포르를 택한 것부터가 투자를 위한 초석이라고 볼 수 있다는 풀이다. 실제로 엠넷은 표가 없어서 못 판다는 한류 콘서트를 지양하고 있다. K-POP 붐이 일기 전부터 엠넷 재팬을 통해 한국 가수들의 일본 현지 콘서트를 다수 기획해온 엠넷은 정작 일본에서 티켓 파워가 상당해진 요즘에는 소위 '티켓 장사'라 할 수 있는 현지 K-POP 콘서트를 열지 않고 있다. CJ E&M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OSEN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 처음에 투자는 엄청하고, 정작 쉽게 열매를 딸 수 있는 요즘의 기회는 활용 안하고 있는 거다. 그래도 당장의 일본 한류를 이용하기보다는 더 큰 그림을 보고 투자를 할 때인 것 같다"고 말한 바있다.
여기서 '투자'란 K-POP을 시작으로 물꼬를 트고, 이후 방송, 게임, 식품 산업 등 다양한 진출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야심은 시상식 현장에서도 쉽게 눈에 띄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공연장 주위에는 CJ 계열사의 다양한 상품들이 K-POP 인기를 타고 자연스럽게 싱가포르 현지 시민들과 만나고 있었다. 우선 환영 받는 K-POP으로 친근하게 다가가, 이후 더 많은 교류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물론 문화 자체의 교류도 중요하다. 엠넷 측은 "드라마 중심의 한류가 한창이던 2004년부터 해외 공연을 펼쳐왔다. 수익보다는 해외 여러 공동제작사들과 협력해 문화를 교류하고자 한다. 일방적인 한류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바있다.
우선 K-POP 팬들의 지지를 받는데에는 크게 성공한 상태. 객석에서 만난 싱가포르 팬들은 MAMA가 직접 찾아왔다는 사실에 크게 흥분해 있었다. 비스트와 2NE1 팬이라고 밝힌 아말리나(16), 아키라(13) 자매는 "지난해 MAMA를 TV로 봤는데, 올해 싱가포르에 직접 와줘서 굉장히 신난다. 예상치도 못했는데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rinny@osen.co.kr
'쏘리쏘리' 특별 공연을 펼치고 있는 슈퍼주니어/엠넷 제공.
공연장 앞에 설치된 CJ 관련 부스와 한식점 홍보를 펼치고 있는 직원들/이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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