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승' 발판 된 배영섭 선구안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1.30 07: 17

"시즌을 잘 마무리하게 되어서 더욱 기쁘다".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 타이틀에 팀의 3관왕까지 공헌했으니 이만큼 좋은 한 시즌 마무리가 없다. 2011시즌 신인왕 배영섭(25. 삼성 라이온즈)이 역대 첫 한국 프로팀 아시아 시리즈 제패의 숨은 공신이 되었다.
배영섭은 지난 29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서 벌어진 2011 아시아시리즈 결승 일본 챔피언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경기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5타석 3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두 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톱타자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특히 대거 5점을 집중시킨 5회 배영섭의 활약은 대역전승의 징검다리와도 같았다.

이정식의 우전 안타와 김상수의 몸에 맞는 볼로 5회초 1사 1,2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특히 4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던 소프트뱅크 선발 이와사키 쇼를 상대로 타순이 두 번 돈 만큼 수 싸움, 투수의 체력 및 집중력 면에서 삼성 쪽으로 분위기가 기우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 배영섭은 성급하게 다가서지 않았다. 3구 째 헛스윙에 볼카운트 2-1로 불리해진 뒤 배영섭은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다. 5구를 파울로 걷어낸 배영섭은 6구 째 이와사키의 낮게 잘 깔린 직구를 골라냈다. 방망이가 나갈 수 있던 순간이었고 만약 건드렸다면 1,2루 방면 땅볼이 될 공이었으나 잘 참아낸 배영섭의 인내심이 돋보였다.
7,8구를 파울로 커트해낸 배영섭은 결국 9구 째 볼넷을 골라내며 1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투수를 압박하는 동시에 후속 타자 정형식에게 더 없이 좋은 밥상을 차린 배영섭의 수훈이었고 정형식은 곧바로 이와사키의 초구를 공략해 2타점 역전 결승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정형식의 공이 분명 컸으나 만루 찬스를 만들어내며 이와사키를 압박한 배영섭의 모습을 분명 기억해야 했다.
유신고-동국대를 거쳐 2009년 삼성에 입단했으나 부상 등으로 인해 첫 2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배영섭은 올 시즌 99경기 2할9푼4리 2홈런 24타점 33도루를 기록하며 삼성의 1번 타자 자리를 꿰찼다. 시즌 막판 왼손 중수골 골절로 인해 페넌트레이스를 조기 마감했던 배영섭은 빠르게 회복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 임찬규(LG)를 제치고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우승과 함께 배영섭은 "시즌을 즐겁게 마무리 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라고 짧게 변을 밝혔다.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 타이틀에 팀이 통합우승에 이은 아시아 제왕의 고지까지 올랐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는 한 시즌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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