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연속 더블더블 新' 존슨의 진짜 위력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1.30 07: 14

빠르게 낯선 리그에 적응할 정도로 머리도 좋고 부상이 있음에도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저돌적인 면을 타 팀 감독들로부터 높이 평가받았다.
올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알렉산더 존슨(27. 서울 SK)이 여전히 제 위력을 과시 중이다.
존슨은 지난 29일 인천 전자랜드와 3라운드 홈경기서 13득점 1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83-80 승리에 공헌했다.

특히 득점-리바운드에서 매 경기 꼬박꼬박 두 자릿수 기록을 남기며 지난 10월 13일 전주 KCC와 개막전부터 20경기 연속 더블더블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KBL 사상 최다 기록으로 종전 기록은 2005~2006시즌 전자랜드-오리온스서 활약한 리 벤슨의 19경기 연속이다.
역대 최다연속 경기 더블더블 기록은 2000~2001시즌 재키 존스가 SK 시절 세운 22경기. 앞으로 존슨은 3경기 연속 기록을 세우면 KBL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외국인 선수가 된다.
문경은 감독대행은 존슨에 대해 "매너도 좋고 실력도 있는 데다 자기 몸 관리에 충실한 선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 왼 무릎 부상 중에도 팀을 위해 치료와 경기 출장을 병행 중임을 감안하면 존슨의 활약은 더욱 뜻깊다.
외국인 선수에 대해 가장 객관적으로 보는 이는 바로 타 팀 감독. 전창진 부산 KT 감독은 삼성에서 퇴출된 222cm 거인 피터 존 라모스와 비교해 존슨의 활약을 칭찬했다.
"라모스의 경우는 직전 시즌 유럽에서 뛰었기 때문인지 상대가 골 밑으로 돌파할 때 가로채려고 손을 흔들다 파울을 지적받는 경우가 많았다. 유럽에서는 그 수비가 통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단 자리를 지키며 기회를 내주지 않는 수비가 우선된다. 그에 반해 존슨은 곧바로 우리 리그 수비 스타일을 익혀서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더라. 적응이 빠르다는 것은 머리가 좋다는 이야기다".
KCC 허재 감독 또한 존슨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전 감독이 존슨의 리그 적응력에 점수를 주었다면 허 감독은 아프다는데도 절대 매치업 상대에게 밀리지 않는 탁월한 힘을 칭찬했다.
"아픈 선수가 맞는지 모르겠다. 절뚝거리는 것 같은데도 골밑을 돌파할 때는 그냥 힘으로 밀어붙인다. 그런데 원체 힘이 좋아서 그게 또 상대에게 먹히더라".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기본적인 힘이 없다면 결국 몸싸움을 피하는 외국인 선수로 약점을 읽히게 된다. 반면 탁월한 힘을 갖추고 있어도 두뇌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다면 결국 매 경기 파울 트러블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두 감독의 의견을 종합하면 존슨은 힘과 기교를 모두 갖춘 외국인 선수다. SK를 상대하는 데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 중 한 명인만큼 두려운 존재로 판단하고 있는 것.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무를 모두 갖춘 장수는 적군의 위협이 되는 동시에 아군의 믿는 구석으로 활약했다. 힘을 바탕으로 머리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존슨은 분명 SK의 복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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