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시리즈 MVP를 위해 진짜 열심히 했다. 그런 것 하나 받아놔야 하지 않겠나".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에이스 장원삼(28)은 지난 25일 호주 퍼스 히트전 선발로 예고된 뒤 유독 자신감을 보였다. 후반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던 그의 이유있는 욕심이었다.
그리고 그의 바람은 진심을 담은 역투 끝에 기적처럼 이루어졌다. 그는 팀의 아시아시리즈 첫 관문과 마지막 관문을 책임지며 삼성을 한국 프로야구 팀 최초 아시아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삼성은 2승1패로 예선전을 통과한 뒤 29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결승전에서 5-3으로 이겨 아시아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장원삼은 시리즈에서 2경기에 선발 등판, 2승을 거두며 결승전 데일리 MVP 겸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장원삼은 지난 25일 시리즈 개막전이었던 퍼스전에서 첫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10탈삼진 2사사구 2실점 '삼진쇼'를 펼치며 팀의 10-2 완승에 기여했다.
첫 경기를 완벽하게 마친 장원삼은 당연히 결승전 선발로 예고됐다. 그러나 상대는 26일 삼성이 0-9로 완패했던 강팀 소프트뱅크. 한 번도 디뎌본 적이 없는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향한 길은 순탄치 않아보였다.
장원삼은 1회부터 혼다 유이치에게 볼넷을 허용한 데 이어 2사 3루에서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그 뒤에는 특별한 위기라고 부를 부분이 없을 만큼 혼신의 호투를 펼치며 6⅓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사사구 1실점으로 소프트뱅크 타선을 틀어막았다.
특히 장원삼은 "맞붙어보고 싶다"던 일본 강타자 우치카와 세이치와의 대결에서 6회 3루수 앞 아쉬운 내야안타를 제외하면 우익수 파울플라이,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우세를 보였다. 2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에서 솔로 홈런을 허용한 적이 있는 우치카와에 대한 설욕 성공이었다.
장원삼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팀은 5회에만 5득점을 폭발시키며 5-3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 팀으로서는 4전 5기의 아시아시리즈 정상 도전이었다. 장원삼은 경기 후 두 경기를 안정적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아시아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그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장원삼은 경기 후 "기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예선전 소프트뱅크전 대패로 국내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등판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였는데 국내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린게 개인적으로 가장 기분이 좋다. 오늘 밸런스가 좋아 직구 위주로 던졌다. 우치카와는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다른 오른손 타자와 똑같이 상대하려고 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팀이 어려운 순간 꿋꿋이 마운드를 지킨 선발 에이스. 장원삼은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원삼의 꿈은 그가 '말한 대로', 그리고 '노력한 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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