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외국인 투수의 비중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12시즌을 준비 중인 각 구단 외국인 투수 후보로 왼손 투수들이 물밑에서 거론되며 '좌완 대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넥센은 재계약 불가 방침을 정한 타자 코리 알드리지를 대신해 왼손 투수 앤드류 윌리엄 밴 헤켄(32)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89cm 84kg 체격의 헤켄은 1998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3라운드에서 지명되어 9년 간 트리플 A에서 활약하며 163경기 42승 39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올 시즌 헤켄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트리플A 팀인 오클라호마 시티 레드호크스에서 35경기에 등판해 9승6패 평균자책점 3.40의 성적을 올렸다. 최근 몇 년 간 평균자책점 3~5점대 사이를 오가며 꾸준히 안정된 피칭을 보였다. 마이너리그 전체 성적은 354경기 122승86패 평균자책점 3.94. 넥센은 헤켄에게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이닝이터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2010시즌 활약했던 애드리안 번사이드에게 기대했던 모습이다.

선동렬 감독 체제로 새 시즌을 준비하는 KIA 또한 왼손 투수 두 명으로 외국인 투수진을 구축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3시즌 동안 한국에서 활약한 아킬리노 로페즈의 재계약보다 '로페즈보다 더 좋은 투수'를 찾겠다는 구단의 의지가 강하다. 올 시즌 활약한 좌완 트래비스 블렉클리는 일찌감치 재계약 불가로 분류되었다.
라이언 사도스키와의 재계약을 결정한 롯데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를 알아보고 있다. 이 가운데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은 좌완 에릭 스털츠(32)다. 지난해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서 뛰며 6승10패 평균자책점 5.07을 기록했으나 재계약에는 실패한 스털츠는 구위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바 있다. 과거 박찬호와 선발 경쟁을 펼치기도 했으며 지난해 삼성이 스털츠의 영입을 고려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한국 무대를 노크할 만한 좌완들이 있다. 올 시즌 두산의 경우는 라몬 라미레즈를 대신해 일본 요코하마에서 제한선수로 묶였던 좌완 브렌트 리치(29) 영입을 고려했던 바 있다. 요코하마에서 풀지 않아 한국행이 이뤄지지 않았던 리치는 올 시즌 1승7패 평균자책점 5.95를 기록한 채 자유계약 방출되었다. 두산이 현재 마무리 투수를 알아보고 있어 후보군에서는 제외되었으나 196cm의 장신 투수인데다 만 29세의 젊은 나이인 만큼 효용가치가 높은 편이다. 타 팀의 오퍼를 받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올 시즌 30홈런 118타점으로 2관왕이 된 최형우(삼성)를 비롯 김현수(두산), 이병규(LG), 이용규(KIA), 손아섭(롯데) 등 왼손 타자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게다가 학창 시절부터 우투좌타로 야구를 배웠던 타자들의 숫자를 감안하면 좌타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올 시즌 LG에서 활약한 좌완 벤자민 주키치(29)는 187⅔이닝을 소화하며 10승을 기록, 선발 한 축을 꿰찼다. 우완 레다메스 리즈에 비해 LG가 영입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던 주키치가 로케이션이 좋은 투구를 선보이며 외국인 좌완의 필요성을 높인 것도 좌완 찾기 열풍이 솔솔 불고 있는 데 한 몫 했다.
아직 한창 외국인 투수들을 물색 중이기 때문에 정말 2012시즌 외국인 좌완이 대세가 될 것인지는 확실히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리그 내 좌타자가 많아지고 선발진 내 좌완 투수의 필요성에 대해 모든 구단들이 고심하는 데 따라 좌완 선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음은 분명 주목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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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키치.